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시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야기가 아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야기

판미동 신간 '호호브로 탐라생활' 표지

제주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오조리 어촌을 배경으로 사나운 개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유기견을 입양하며, 죽을병에 걸린 개를 살리는 과정을 통해 파양·유기동물·안락사 문제를 이야기하는 '호호브로 탐라생활'이 1일 판미동에서 출간됐다.

전직 카피라이터였던 저자는 7년 전 제주도로 내려가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혈혈단신 내려간 제주에서 개 한 마리와 함께하는 평화로운 일상을 꿈꾸지만, 게스트들에게 호의적이기를 기대하며 '호이'라는 이름으로 입양한 비글은 사람을 무는 개로 자란다. 우연히 길에서 주운 잡종견 '호삼이'는 입양도 되지 않는다. 밥을 얻어먹던 떠돌이 개는 죽을병에 걸린 채 게스트하우스 주변을 맴돈다. 이 상황에서 저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무는 개'의 마음을 서서히 열기 위해 노력하고 '떠돌이 개'를 직접 키운다. 죽을병에 걸린 '아픈 개'를 치료해 입양 보내면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궁리한다. 그리고 이 선택은 삶을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이끈다. 떠돌이 개 호삼이는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무는 개 호이의 성격까지 바꾸는 사랑둥이로 자리매김했다. 호호브로와 함께하는 오조리 산책은 게스트하우스의 전매특허 관광코스가 됐다. 가족이 된 호이와 호삼이, '호호브로'는 어느새 저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존재로 등극한다.

저자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 데는 우리와 다른 특별한 점이 있어서는 아니다. 다른 게 있다면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외면하지 않고 용기 있게 맞닥뜨렸다는 것. 17만 팔로우를 가진 SNS 스타견 '히끄' 역시 저자에게 밥을 얻어 먹다 게스트하우스의 스태프로 있던 이신아 씨에 입양된 경우다.

이 책은 다양한 사연을 가진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제주 생활자 한민경 씨의 이야기를 통해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삶과 그로 인해 번지는 선한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동물을 보살피고 살아가는 데는 책임감이 필요하지만 동물이 주는 행복은 그 어떤 것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삶의 위안이 된다는 사실 역시 잊지 않는다. 동물과 함께 한 제주생활 7년의 기록을 통해 동물과의 공존과 행복의 가치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게 된다.

출판사가 제공한 오조리 어촌을 산책하는 (왼쪽부터) 저자 한민경씨, 호삼이, 호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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