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산 유권자 모욕 유감” vs “역지사지 돌아보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왼쪽)과 김태흠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왼쪽)과 김태흠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폄훼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여야 의원들도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일 4.3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지역인 경남 창원성산 지원 유세에서 “상대방 후보인 정의당 유세하는 것을 보니 노회찬 정신을 자주 얘기하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 그렇게 자랑할 바는 못 되지 않느냐”며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 정신을 이어받아서 다시 정의당 후보가 창원 시민을 대표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해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세훈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자랑할 바 아냐”
박범계 “망인 명예훼손, 정치권 오래 떠나 상당히 고장 난 듯”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을)은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어찌됐든 경남도민, 또 창원 성산 주민들을 대표했던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으로서 굉장한 존경을 받고, 뜻하지 않게 돌아가신 것에 대한, 망인에 대한 굉장한 미안함이랄까 어떤 추모의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오세훈 전 시장이 느닷없이 내려가 ‘돈 받고 목숨 끊은 사람의 정신을 승계하는 게 대표할 수 있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만약 이 선거를 불리하게 보고 있다면 이 한마디 발언으로 창원, 성산 유권자들의 마음이 한국당 쪽으로 유리하게 돌아선다는 거야말로 창원 성산 유권자들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자유한국당은 지금까지도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엄청난 발언들을 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런 국민들이 아니다. 만약에 선거를 (한국당에)유리하게 본다는 것은 판단착오 중에 큰 착오”라며 “이 발언을 한다는 건 결국 선거 결과 책임을 황교안 대표가 져야 되는 건데, 황 대표를 겨냥한 것이냐는 참 엉뚱한 상상도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에는 오세훈 전 시장 말은 망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것일뿐더러 여러 가지 상황 판단도 잘못한, 오랫동안 정치권을 떠나 있어 그런지 뭔가 좀 상당히 고장이 나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태흠 “정치인이 정치적 사건 사실관계도 언급 못하나” 반박

하지만 김태흠 한국당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역지사지로 돌아보라”며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고 노회찬 전 의원이 우리나라 진보정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기여한 것은 존중하고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나 “그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뇌물을 받은 것 때문에 수사가 진행되자 압박을 받았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오 전 시장이 언급한 것은 이런 이유로 발생한 ‘노회찬의 자살’ 때문에 창원 성산 보궐선거가 이뤄지게 됐다는 사실 자체를 언급한 것이지, 노 전 의원이 살아가고자 했던 가치마저 부정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정의당이 ‘극악무도’, ‘배설 수준 발언’이라고 비난하고, 민주당 등이 거드는 것은 옳지 못하다. 정치인이 정치적 사건에 대해 사실관계도 언급하지 못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만일 반대의 경우라면 선거기간 내내 이렇게 떠들고 다녔을 것이다. ‘부패한 보수정당 때문에 보궐선거 치르게 됐으니 이번 기회에 보수 정당 뿌리를 뽑아 버립시다’라고”라며 “정의당, 민주당은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역설했다.

한편 경남 창원 성산은 노회찬 전 의원이 사망하면서 오는 3일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곳으로, 정의당과 민주당은 단일후보로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한국당은 강기윤 후보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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