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주전 이탈과 전력 약화, 토종 선발진 물음표, 베테랑 야수의 힘

2019 시즌이 개막되자마자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은 시험대에 올랐다.
2019 시즌이 개막되자마자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은 시험대에 올랐다.

2019 시즌 프로야구가 본격적인 6연전 체제로 접어들었다. 한화이글스는 광주 원정에서 기아와 대전 주말 홈 개막 시리즈로 NC를 맞았다. 광주 원정에서는 1승 2패로 루징 시리즈로 물러났으나 NC를 만난 주말 홈 개막 시리즈에서는 시즌 첫 위닝 시리즈에 성공하며 2승 1패를 거뒀다. 2년차를 맞이한 한용덕 감독은 뜻하지 않은 악재 속에서도 첫 6연전을 3승 3패로 마감하며 시즌 초반 5할 승률 유지에 성공했다. 

잇따른 주전 이탈로 인한 전력 약화 그리고 플랜 B

한화이글스는 2019 시즌을 맞아 잇따른 악재를 만나 고전 중에 있다. 특히, 시즌 시작 전 불거진 “이용규 트레이드 파문”으로 인해 한용덕 감독이 그렸던 시즌 구상이 어그러지며 선수단 운영에 큰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리더십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빠르게 수습에 나선 한용덕 감독은 외야 백업 요원으로 구상했던 김민하, 양성우, 장진혁을 이용규의 대안으로 내세우며 시즌 초반 외야 엔트리 운영을 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뚜렷한 장.단점이 있지만 한용덕 감독의 선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현재로서는 타격감이 가장 좋은 김민하가 우선적으로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광주 원정 기아전에서 한화 야수진의 핵심인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시즌 아웃급 부상(십자인대 파열) 판정을 받으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어떤 포지션 보다 빈자리를 메우기 어려운 유격수이기 때문에 한화이글스의 전력 약화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한용덕 감독은 우선 유틸리티 오선진을 유격수와 9번 타순에 배치하면서 “플랜 B”를 작동했다. 유격수 주전 경험이 있는 강경학이 부상으로 재활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오선진과 정은원의 키스톤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공격력 강화를 위해 베테랑 송광민과 신인 노시환에게도 유격수 준비를 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두 명의 주전 선수가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과연 어떤 선수가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히어로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고 이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 수 있느냐가 한화이글스의 시즌 성적에 굉장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전히 물음표 투성인 토종 선발진, 하지만 외국인 선발은 듬직
 
한용덕 감독은 시즌 전 외국인 투수 서폴드와 채드벨의 피칭에 많은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김재영, 김성훈, 박주홍으로 이어진 토종 선발진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감을 동시에 표현했다. 시즌이 개막되고 한용덕 감독의 예상은 극명하게 갈렸다.

1선발 서폴드는 첫 경기(두산)에서 5⅔이닝 3실점으로 절반의 성공을, 두 번째 경기(NC)에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면서 만족스러운 시작을 알렸다. 채드벨은 첫 경기(두산)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승리를, 두 번째 경기(NC)에서는 5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타선의 지원으로 또 승리를 챙기며 한용덕 감독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하며 올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하지만 토종 선발진은 나란히 만족스럽지 못한 첫 등판을 끝냈다. 김재영은 2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피칭을 한 후 부상으로 1군에서 낙마하며 김민우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고 김성훈(3⅓이닝 4실점)과 박주홍(4⅓ 4실점)도 만족스런 피칭을 하지 못했다. 김성훈은 제구 난조, 박주홍은 장타 허용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이내 선발진 재편에 대한 언급을 했지만 필자의 판단으로는 첫 등판의 결과로 선발진 재편에 대한 의견은 아쉬움이 있다. 겨우내 선발로 준비를 했던 젊은 선수들에게 2-3차례 기회를 더 부여하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결국 김성훈은 퓨처스로 내려가고 박주홍은 조금의 기회를 더 받게 되었다.

김재영 대신 기회를 받은 김민우는 주말 NC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일단 눈도장은 찍었다. 박주홍이 기회를 받게 된 상황에서 김성훈의 빈자리를 어떤 선수로 메울지가 관건이다. 2군에서 선발로 준비를 했던 문동욱이나 신인 박윤철이 투입될 수도 있으나 여전히 경험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선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나 중견급 선수에게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후보는 안영명과 장민재로 좁혀진다. 여기에 좌완 김범수도 후보군이 될 수 있겠다.

과연 한용덕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이래저래 젊은 선발 육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이글스임에 틀림없음이 드러났다. 

베테랑 야수진의 힘으로 버텨낸 시즌 첫 시리즈

세대교체를 통한 팀 리빌딩. 올시즌 한화이글스 뿐 아니라 모든 구단들의 고민거리이자 화두이다. 하지만 필자가 항상 강조하듯이 프로스포츠에서 성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천편일률적인 리빌딩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베테랑들을 중용하며 젊은 선수들이 기회가 왔을 때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면서 베테랑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야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팀의 리빌딩이 가능해진다.

한화이글스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2년차 정은원, 신인 노시환, 변우혁 등은 분명 많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기회를 준다고 해서 이 선수들이 한 두 시즌 만에 김태균, 정근우, 송광민, 이성열처럼 성장하리란 보장은 없다. 아직까지는 그만큼의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부상으로 낙마한 한화이글스의 가장 핵심 유망주인 하주석만 보더라도 그 성장세가 구단과 팬들이 기대했던 가파름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냉정하게 봐야 할 시점이다. 베테랑 김태균, 정근우, 송광민, 이성열 등이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은 팀을 떠나 리그 전체를 봐도 상위권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베테랑들이 주전이 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다만, 베테랑들의 체력 안배와 젊은 선수들의 동기 부여를 위한 기회가 왔을 때 젊은 선수들이 과연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그 결과를 좌우할 것이다.

개막 8연전 시리즈를 4승 4패, 팀 순위 5위로 마감을 했다. 내일부터 LG와의 홈경기 그리고 롯데와의 부산 원정 주말 시리즈를 보내게 되는 한화이글스. 최소한 5할 승률은 유지하면서 시즌 초 좋은 페이스를 잇길 바란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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