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투자의향 98기업 1조원...투자완료 19기업 1300억 원
1조 8000억 LNG발전소 “만회카드 아니냐” 의구심

지난 5년간 대전시 투자유치 성적이 매우 초라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을 통틀어 98개 기업 유치를 추진했지만, 투자를 완료한 기업은 19개에 불과했다. 투자규모 역시 5년간 총액이 1조 원에 이르렀지만 실제 투자가 완료된 돈은 약 1300억 원에 머물렀다. 기업이 투자의향을 밝혔지만, 투자를 완료하지 않은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디트뉴스>가 대전시에 정보공개요청을 통해 확인한 ‘최근 5년간 대전시 국내·외 투자유치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4년 이후 대전에 투자의향을 밝힌 기업은 국내기업 93개, 해외기업 5개 등 총 98개다. 

이중 정보공개 시점인 지난 13일까지 투자를 완료한 기업은 국내기업 18개, 해외기업 1개 등 총 19개에 불과하다. 투자를 추진 중인 기업이 국내 66개, 해외 4개 등 대부분을 차지한다. 경영악화 등으로 투자를 중단한 기업도 9개나 된다. 

인구 150만 명이 사는 광역도시의 투자유치 실적 치고 투자규모 자체가 지나치게 왜소하다. 지난 5년간 기업들이 대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총액은 약 1조원이지만, 실제 투자가 완료된 금액은 약 1300억 원 뿐이다. 최근 대전의 ‘핫이슈’인 야구장 신설 금액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국비확보 3조원, 대전시 예산액 5조원 규모를 고려할 때, 민간부문 투자유치가 전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미미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대전시 국내외 투자유치 현황' 일부 내용.
'최근 5년간 대전시 국내외 투자유치 현황' 일부 내용.

투자유치의 질적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5년간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기업 중 대전에 투자의향을 밝힌 기업은 13개에 불과했다. 이 중 실제로 투자를 완료한 기업은 서울 영등포에 본사를 두고 있던 제조업체 한 곳 뿐이다. 그것도 대덕테크노밸리에 38억 원을 투자한 것이 전부다. 

대다수 투자유치는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소 제조업체가 과학벨트인 둔곡·신동지구나 안산산업단지 등 신설 산업단지로 이전하거나 공장을 증설하겠다는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역외 기업을 대전으로 유치한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해외기업 유치실적은 더욱 초라하다. 지난 2015년 투자의향을 밝힌 뒤 투자를 완료했다는 이탈리아 기업의 투자규모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투자의향을 밝힌 이탈리아 솔리드파워 5120만 달러, 올해 투자의사를 밝힌 일본 3개 기업 1600만 달러 등 6720만 달러(한화 약 760억 원)는 말 그대로 투자의향에 머물러 있는 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전시가 투자유치 성적을 내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친환경 첨단산업단지’로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서구 평촌산업단지에 LNG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나선 이유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전시는 지난 19일 한국서부발전, 대전도시공사와 서구 평촌산업단지 14만여㎡ 부지에 LNG발전소 등 복합발전단지 건설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시는 이와 관련해 1조 7780억 원대 ‘투자유치’라는 점을 집중 홍보하기도 했다. 

투자유치 관점으로 보면, 평촌산단 LNG발전소 건설계획은 지난 5년간의 ‘초라한’ 대전시 투자유치 실적을 단 번에 만회할 수 있는 ‘역전 카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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