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주주총회 열고 선임 예정이었지만 적임자 없어 불발
박일순 체육회 사무처장, 권한대행체제로 임시 운영맡아

공석인 대전시티즌 대표이사가 26일 선출될 예정이었지만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이 아직 결정하지 못하면서 구단 사상 두번째로 권한대행 체제를 맞게 됐다. 사진은 주총 공고 내용.
공석인 대전시티즌 대표이사가 26일 선출될 예정이었지만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이 아직 결정하지 못하면서 구단 사상 두번째로 권한대행 체제를 맞게 됐다. 사진은 주총 공고 내용.

대전시가 아니 허태정 시장이 건강상 이유로 중도 하차한 김호 전 대표의 후임 찾기에 일단, 실패했다. 김 전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기 전부터 후임을 물색해 왔지만 여전히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인재풀'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대전시티즌은 26일 오전 10시 월드컵경기장 서관 2층 중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당초 이날 오전 주총을 통해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고, 오후에는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를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구단주인 허 시장이 대전시티즌 대표를 찾아 왔지만 아직까지 인선에 실패했다. 결국 주총이 열린 이날까지 후임자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시티즌은 임시 체제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임시 대표이사 권한대행은 대전시티즌 대주주인 대전시체육회 박일순 사무처장이 맡는다. 대전시티즌이 대표 대행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10년만이다. 당시 송규수 대표이사가 김호 감독과 동반사퇴하면서 갑작스레 공석이 됐고 그 자리를 체육회 사무처장이던 정준수씨가 맡았었다.

10년전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는 셈이다. 박 처장이 언제까지 대표이사 권한대행을 맡아 운영할지도 미지수다. 그만큼 후임 대표가 언제쯤 선임될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그렇잖아도 어수선한 대전시티즌은 반쪽짜리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시즌이 개막된 뒤 선전(2승 1무)하고 있는 선수단에 자칫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구단 사상 두번째 권한대행 체제는 허 시장의 부족한 인재풀과 함께 '깜깜이 인선'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허 시장은 김 전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뒤부터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며 적임자를 찾았다. 사실 지역사회에서 김 전 대표의 사퇴설을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던 상황임을 고려하면 허 시장도 후임 대표를 고민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후임 대표에 대한 윤곽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전직 국회의원과 전직 대전시의원을 비롯해 몇몇 인사들이 물망에 올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축구와 무관하거나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인물들로 자가발전한 후보들이다.

때문에서 어차피 늦어진 상황에서 '깜깜이 인선'보다는 차라리 외부 공모를 통해 투명하게 인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 축구계 한 인사는 "구단주인 시장이 또 다시 선거공신이나 주변사람들을 인선하려 한다면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며 "지난 사례를 고려했을 때 외부 공모를 통해 투명하게 선출하는 방식이 가장 옳은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후임 대표를 신중하게 선임하려다보니 늦어지는 것 같다"며 "최대한 빨리 선임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티즌 일부 팬들의 모임인 '대전시티즌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25일 성명을 통해 후임 대표를 향해 8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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