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베테랑들의 잇단 이탈, 전화위복의 계기, 세대교체 본격화

한화이글스가 2019 시즌을 개막했다. 올해 창단 이후 두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한화이글스가 2019 시즌을 개막했다. 올해 창단 이후 두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2019 시즌 프로야구가 지난 3월 23일 다섯 개 구장에서 시작됐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준우승팀 두산과 잠실에서의 2연전을 시작으로 144경기의 페넌트레이스 시작을 알렸다. 개막 전 베테랑 이용규 파문으로 인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우승 후보 두산과 사이좋게 1승 1패를 나눠 가지며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이용규 트레이드 요청 파문, 슬기롭게 대처하여 전화위복의 기회로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또는 올시즌 시작이 임박하면서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정리했다. 시즌 중에는 정재원(SK)을, 시즌이 끝나고는 박정진(은퇴), 배영수(두산), 심수창(LG) 등을, 시즌을 준비하는 중에는 권혁(두산)을 보내줘야 하는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누구의 책임을 떠나서 한화이글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했고 선수들의 미래를 열어줬다. 일부에서는 안일한 대처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선언하고 팀의 구조를 바꾸기 시작한 상황이기 때문에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FA 계약을 맺은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파문은 팀을 흔들었다. 뚜렷한 이유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 이용규는 육성군(3군)으로 이동을 했고 “무기한 참가활동 정지”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이용규 개인 뿐 아니라 시즌 준비 막바지에 다다른 팀에 크나큰 충격과 부담을 안겨줬다. 하지만 시즌을 이미 코앞이고 선수단은 개막 시리즈를 준비해야 했다. 

큰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이지만 선수단은 이를 전화위복의 상황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용규, 참 좋은 선수이고 한화에 필요한 선수이지만 작금의 상황은 팀을 어렵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에 구단 뿐 아니라 팬들도 이용규 선수에게 마음이 돌아선 상황이다.

선수들도 같은 동료로서 아쉬움은 있겠지만 시즌이 시작됐기 때문에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말고 경기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다짐이 있을 것이고 젊은 선수들은 베테랑의 뜻밖의 이탈이 오히려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힘을 낼 것으로 보여 진다.

두산과의 개막 시리즈에서 드러난 한화이글스의 전력

한화이글스의 성공 여부는 외국인 투수 서폴드와 채드벨의 경기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한화 뿐 아니라 공히 10개 구단에 모두 적용되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한화이글스처럼 토종 선발진이 약하고 불펜진이 강한 팀으로서는 더욱 간절해질 뿐이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지만 강팀으로서 견고한 두산과의 개막 시리즈는 두 외국인 투수의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서폴드는 아쉬움이 있었지만(5⅔이닝 3실점) 리그 최고의 에이스 린드블럼과 좋은 승부를 벌이면서 충분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타선에서 하주석의 집중력과 결정력이 아쉬움이 있었지만 충분히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개막전에서의 패배는 서폴드에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판단이 된다. 

2차전에 등판한 채드벨은 1선발로 지목된 서폴드를 뛰어 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팀에게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8이닝 1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투구 수는 불과 95개였다. 여기에 김태균의 선제 2타점 적시타와 김민하가 상대 실책을 엮은 2타점 적시타로 4:0의 리드를 만들어주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개막전에서 4:5의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한화는 11대1의 대승을 거두면서 개막전 패배의 앙갚음을 하면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또한, 1차전에서 답답했던 타선이 2차전에서는 필요한 순간에 터져주면서 좋은 승부를 가져간 것이 결국엔 승리로 이어졌고 향후 시즌 초반 좋은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진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이번 주에 기아와의 광주 3연전과 NC와의 홈 개막 3연전을 준비하는 한화이글스. 과연 기아와의 원정 3연전에 차례로 출격하는 토종 선발 트리오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한화이글스의 올시즌 초반 분위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와의 3연전에서 좋은 흐름으로 연승 또는 위닝 시리즈를 가져온다면 주말 시리즈에서 서폴드, 채드벨로 승기를 잡을 수 있고 첫 등판에서 좋았던 토종 트리오가 그 분위기를 지속할 수 있다면 지난 시즌 초반 부진했던 한화이글스 입장에서 좋은 흐름으로 시즌 초반 분위기를 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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