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프론트 및 코칭 스텦 등 8명 조사...이달 중 사건 마무리

대전시티즌 공개 선수선발 테스트 과정에서 점수 조작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김호 전 대표와 고종수 감독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2017년 12월 고 감독 취임식 당시 모습.
대전시티즌 공개 선수선발 테스트 과정에서 점수 조작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김호 전 대표와 고종수 감독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2017년 12월 고 감독 취임식 당시 모습.

신인 선수 선발 과정에서 채점표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대전 경찰이 고종수 감독 등을 피의자로 전환하고 최대한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0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가 진행된 고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조만간 추가로 소환 조사한다. 고 감독은 지난해 선수선발을 위한 평가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평가를 진행했다. 경찰은 고 감독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고 감독과 함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2군 감독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는 한편, 구단 프론트 관계자들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인사만 8명 가량에 달해 피의자로 전환되는 인원이 최소 5명은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지난 13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김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사건이 불거진 뒤 <디트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가점수 조작 등)전혀 몰랐다. 기술을 담당하는 사람이 평가하고 행정은 지원만 한다"고 말했었다. 김 전 대표 말이 사실이라면 김 전 대표는 사실상 피해자에 가까워진다. 

이럴 경우 스승과 애제자 관계인 김 전 대표와 고 감독은 각각 피해자와 피의자가 되는 셈이다. 고 감독은 지난 2017년말 김 전 대표의 부름을 받고 대전시티즌 감독으로 임명됐었다.

경찰은 일단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를 확보한 뒤 당사자들을 불러 업무방해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법리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시즌이 개막된 점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수사를 끝낸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선수선발 평가 과정에서 점수를 줬다가 나중에 고친 것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따져볼 생각"이라며 "만약 조작했다면 왜 그랬는지도 확인하고 법리적인 판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대전시티즌이 지난해 선수선발을 위한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나왔다. 대전시티즌은 지난해 12월 초 '프로 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전과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한 선수 선발 시스템 정착을 위해 마련한다'는 취지로 공개테스트를 진행했다. 프로축구선수로의 꿈을 키우며 성장한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찬스를 제공한 공개테스트에 전국에서 284명의 미생(未生)들이 완생(完生)을 위해 도전했다.

1차 서류심사에서 88명으로 추려진 뒤 이들을 상대로 공개테스트가 이뤄졌다. 그리고 15명으로 추려졌다. 의혹은 여기에서 발생했다. 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개테스트에서 평가 도중 평가위원들의 점수 일부가 뒤바뀐 정황이 포착됐다.

공개테스트는 구단 코칭스텦 등 4명과 외부 전문가 1명 등 총 5명이 참여했지만 일부 선수들의 평가점수가 변경된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평가점수가 변경됨에 따라 2명은 탈락했고, 반면 2명은 통과되는 엇갈린 결과를 낳았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은 물론 지역 정당들까지 가세해 사법기관의 철저한 조사뿐 아니라 대전시 차원의 강경 대응을 요구했고 대전시가 경찰에 수사의뢰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점수 조작 의혹이 나오자 당초 계획했던 선수 선발은 하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이 필요한 선수를 뽑는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수정한 것 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다"며 "수사를 통해 모든 것이 밝혀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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