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보 철거 시 금강 수위 변함 없다" VS 시민들 “못 믿겠다” 성토
설명회 '수박겉핥기'식 볼멘소리도... "세종보 도시계획부터 설계" 주장

19일 오후 2시 4대강 자연성회복 세종보 처리방안 주민 설명회가 세종시 한솔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보 철거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경청하고 있다.
19일 오후 2시 4대강 자연성회복 세종보 처리방안 주민 설명회가 세종시 한솔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보 철거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경청하고 있다.

4대강 조사 위원회가 내놓은 금강 세종보 처리방안에 관한 주민 설명회가 시민들의 불신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설명회는 '수박겉핥기'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세종보 철거 시 금강 수위 변함 없다는 말에 시민들은“못 믿겠다”며 응수하는 등 불신만 팽배한 설명회였다.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세종보 처리방안 제1차 설명회가 19일 오후 2시 한솔동 주민센터 회의실서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는 일반 시민, 세종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시 공무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설명회는 연구 결과 발표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환경부 소속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기획위원회(이하 4대강 위원회)는 지난 달 22일 보 처리방안을 제시, 금강 세종보의 경우 해체가 유지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김승희 금강유역환경청장은 “이번 설명회는 4대강 위원회의 제시안을 설명하는 자리”라며 “설명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검토해 오는 7월경 구성되는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평가총괄팀 김하경 사무관도 “세종보에 대한 경제성 분석 B/C는 2.92로 높고, 관리비와 수질 등 유지보다 철거가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며 "지난해 기록적인 가뭄으로 특이사항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 해도 수질과 생태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반면, 물 이용 측면에서는 철거 시 0.5보다 낮은 0.497로 다소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제방 여유 높이 변화, 하천 바닥 변화 등의 요인으로 홍수 안전성 등 치수 항목은 0.534로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사무관은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 보 필요성에 대해서는 11%가 찬성, 52.5%가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며 “특히 세종보는 과거 농작물 재배 지역이 도시로 편입되면서 보 영향 범위 내 농업용 양수장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보가 없더라도 지역 물 이용에 어려움이 생길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 보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반면 찬 찬성하는 시민들도 플랜카드를 들고 자신들의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 보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반면 찬 찬성하는 시민들도 플랜카드를 들고 자신들의 입장을 나타냈다.

4대강 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편익은 수질 112억 원, 생태 755억 원, 홍수 조절 2억 원, 유지 관리비 절감 83억 원 등이 포함됐다.

불편익은 소수력 발전에 따른 비용 132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외에도 비용적인 측면은 보 해체에 115억 원, 물 이용 대책 비용에 86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조사위원회가 내놓은 모니터링 결과에도 지난 1년 6개월간 개방한 세종보를 지켜봐온 일반 시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매년 반복되는 가뭄에 따른 물 확보 대책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한솔동 주민 최 모씨는 “곳곳에 저수지와 취수장이 있는 우리나라가 공식적인 물 부족 국가가 아니라는 말도, 보를 철거하고도 수위가 비슷할 것이라는 예측도 믿을 수 없다”며 “유럽 선진국 곳곳에 수 십 개의 보가 있고 보 철거에 힘을 쏟기 보다는 오폐수를 깨끗한 물로 정화하는 연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시민 이 모씨도 “세종보 존폐 여부는 시민들의 편익이 우선돼야 한다”며 “휴식공간, 조망권, 레저, 생태 모두 큰 가치이고, 이는 재산권과도 연결돼있다"며 "향후 행복도시 인구가 50만까지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 수요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따져 물었다.

세종보의 경우 다른 4대강 사업과 달리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보가 계획돼 있었다는 점도 언급됐다.

시민 A씨는 “세종보의 시작은 4대강이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이미 계획됐고, 세종시는 친수공간에 대한 이점이 강조된 도시"라며" 1000억 원대 규모의 금강보행교 건설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결과 먼저 내놓고 설명회를 여는 것은 세종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정부 예측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농사를 짓고 있다는 장 모씨는 “4대강 사업을 반대했던 사람이지만 세종시는 지금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현재 합강 정수장도 물이 부족해 제대로 퍼올리지 못하고 임시 보를 만들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환경적인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평일 낮 시간대 설명회가 개최됐다는 점, 설명 내용이 미흡했다는 점 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하경 환경부 사무관은 "이번 조사위원회 모니터링 결과가 최종적인 결과는 아니다"며 “시민들의 의견은 향후 물관리위원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오후 2시 4대강 자연성회복 세종보 처리방안 주민 설명회가 세종시 한솔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보 철거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19일 오후 2시 4대강 자연성회복 세종보 처리방안 주민 설명회가 세종시 한솔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보 철거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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