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3%p 급락, 전국 8대 도시 중 7위 '고용절벽'

대전의 청년들이 심각한 고용절벽에 부딪혔다. 시의 청년 고용률이 2년새 3%p 감소한 가운데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대전시 일자리정책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1.1%였던 대전의 청년 고용률은 2017년 40.2%, 지난해 38.1%로 2년간 3%p 감소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 역시 대전 청년들의 암울한 고용 현실을 보여준다.

세종시를 포함한 전국 8대 특·광역시 중 대전의 15세 이상 29세 이하 청년 고용률은 최하위권인 7위로 집계됐다.

같은 해 청년 고용률 1위 지역은 인천(47.9%)이었다. 대전보다 무려 10%p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인천의 청년 고용률은 지난해 1분기 46.9%에서 2분기 47.3%, 3분기 48.5%, 4분기 49.1%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인천은 지난해 복지비 지원, 면접의상 대여, 청년고용 우수기업 46개사에 대한 근로환경개선사업 등 다양한 청년지원 정책을 펼쳤다.

서울의 청년고용률은 1분기 46%, 2분기 46.2%, 3분기 45.9%, 4분기 46.2%로 큰 등락 없이 현상을 유지하며 지난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부산(40.4%), 4위 울산(40.3%), 5위 광주(39.4%), 6위 세종(38.2%) 등의 순서였으며 대구(36.3%)만 대전보다 나쁜 지표를 나타냈다.

전국 17개 시·도의 지난해 평균 청년 고용률은 42.6%다. 대전의 이웃 충북(45.5%)과 충남(43.7%)은 평균을 상회하는 통계치로 각각 4위와 6위에 안착했다. 대전은 13위에 머물렀다.

어떤 기준으로 봐도 대전의 청년 고용률은 심각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취업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대다수 취업난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대전지역 대학교를 졸업하고 2년간 취업준비 중인 김모씨(26)는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보상심리 때문에) 큰 기업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며 "취업이 어려워, 해 바뀌는 게 무서울 정도"라고 탄식했다.

설사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전의 일자리 부족은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서울의 모 게임회사에 취직한 대전출신 최모씨(27)는 "고향 대전에는 관련 업종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본가를 떠나왔다"며 "서울은 물가가 비싸 월세 등으로 나가는 비용만 월급의 반"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청년정책 담당자가 '이 같은 현실'을 모를 리 없다. 시의 청년지원 정책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에만 47개 청년정책을 위해 351억 원의 예산을 수립해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올해 출범한 청년정책과는 각 부서가 각자 진행했던 청년지원 정책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가 지나치게 다양한 정책을 펴면서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대전시 청년정책에 조언자로 참여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가장 큰 문제는 청년 고용률 등 단편적 경제지표 외에 정확한 현황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일자리 현황을 수준별로 세분화해 파악하고, 창업하라는 조언만 할 것이 아니라 창업생태계 자체가 어떤 수준인지 진단부터 하라"고 조언했다. (기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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