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색'된 태극기 무더기 게양...3·1운동 100주년 의미 '퇴색' 우려

​대전 서구 계룡로 일대 게양된 태극기가 오염되고 변색된 채로 바람이 휘날리고 있다.대전 서구 계룡로 일대 게양된 태극기가 오염되고 변색된 채로 바람이 휘날리고 있다.​
​대전 서구 계룡로 일대에 게양된 태극기가 오염되고 변색된 채로 바람이 휘날리고 있다.

대전 서구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대로변에 게양한 태극기가 낡고 오염된 상태로 방치돼 시민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관할 구청의 관리 소홀이 역사적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19일 대전 서구 계룡로에 게양된 태극기 대부분은 검게 오염되거나 천이 삭고 색이 바란 채로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한 두 곳이 아닌 대부분의 게양대에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이곳을 지나가던 주민 A씨는 “오염된 태극기를 게양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며 “관련기관의 소홀한 태극기 관리가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 같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태극기의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할 행정기관 등이 나서서 태극기를 관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무총리훈령 제538호 ‘국기의 게양·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 제17조(국기 게양 관리) 제2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오염·훼손된 가로기를 게양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게양기간 동안 가로기의 깃대가 파손되거나 깃면이 오염 또는 훼손된 채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수시로 관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3·1절 100주년을 맞아 2월 말부터 태극기 상시 게시를 하고 있다”며 “용역업체가 매일 태극기의 유지 관리를 하고 있는데, 최근 비가 오고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등 기상 악화로 태극기가 오염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주부터 훼손된 태극기를 교체하라는 민원(제보)이 들어와 추가 구입비용을 들여 심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오염상태의) 심각성을 느껴 오늘(19일) 오후부터 계룡로 일대에 있는 오염된 태극기를 (전반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구는 현재 3000여 개 정도의 태극기를 구청 관할 주요도로에 게양 중이며, 계룡로 일대를 시작으로 약 1000여 개의 태극기를 새 것으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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