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 앞두고 미세먼지 해결사 등장..활용법 ‘골몰’

충북 음성 출신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미세먼지 해결사로 등장했다.  지역 정치권은 그의 행보와 활용법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반 전 총장 페이스북.
충북 음성 출신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미세먼지 해결사로 등장했다. 지역 정치권은 그의 행보와 활용법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반 전 총장 페이스북.

충북 음성 출신인 반기문(74) 전 유엔사무총장이 미세먼지 해결사로 등장했다. 반 전 총장이 총선을 1년 앞두고 미세먼지 범(凡) 사회적 기구 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서면서 지역 정치권은 그의 행보와 활용법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7일 반 전 유엔총장이 미세먼지 범 사회적 기구를 맡아달라는 문재인 대통령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6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난 자리에서 위원장직 공식 요청을 받고 “기후변화 등 국제 환경문제를 오랫동안 다루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에 도움이 될 기회를 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때 ‘충청대망론’ 상징..범 보수진영, ‘반기문 효과’ 기대

반 전 총장이 수락한 미세먼지 범 사회적 기구 위원장은 직접적인 정치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충청권 범 보수진영은 그가 한때 ‘충청 대망론’을 상징한 인물이란 점에서 내심 정치적 영향력을 바라는 눈치다.

만약 반 전 총장이 국가적 재난으로 대두된 미세먼지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성과를 거둔다면 보수진영 결집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이완구 전 총리가 충청대망론 불씨를 다시 지피면서 향후 반 전 총장이 ‘킹 메이커’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 전 총장이 최근 ‘갈등과 결핍이 없는 미래’를 취지로 설립에 나선 (재)‘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 활동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길을 잃은 보수진영의 유력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런 저런 정치공세에 맥을 못 추다 2017년 2월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與 “정치적 접근할 성격 아냐”..확대 해석 ‘경계’

지난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 발기인 대회 모습. 반 전 총장 페이스북
지난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 발기인 대회 모습. 반 전 총장 페이스북

여권에서는 반 전 총리가 ‘세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유엔 사무총장 출신이란 점을 부각하며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미세먼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충북 출신인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제안했고,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으로나 정파적으로 접근할 성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반 전 총장 역시 “미세먼지 문제는 정파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범 국가기구는 제 정당, 산업계, 시민사회 등까지 폭넓게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반 전 총장이 직접 말했듯이 범국가적인 기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파와 이념을 초월해 정당, 산업계, 시민사회 등 모든 단체의 포괄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혹여 반기문 전 총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맡긴다는 생각은 털끝만치도 가져서는 안 된다. 모든 행정력과 예산을 동원하고 민간부문까지도 참여해 범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반 전 총장을 미세먼지 범 사회적 기구 위원장으로 추천한 인물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반 전 총장이 위원회 행보를 본격화하면 정치권에선 그의 공과(功過)를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 선전 내지 정쟁 도구로 활용할 개연성은 잠재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청와대는 미세먼지 범 사회적 기구 구체적 조직 구성과 운영, 출범시기 등은 실무협의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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