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위기를 기회로, 1군 엔트리 거의 확정적, 2-3자리 유동적

한용덕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단이 일본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현재 시범경기를 치르며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 스프링캠프 마지막 모습.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시즌이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지난 시즌 의외의 좋은 성적으로 암흑기를 털어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된 한화이글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12일(화) 두산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짧은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했다. 첫 경기였던 준우승 팀 두산과의 일전에서 접전 끝에 3대2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상큼한 출발을 했다. 양 팀은 첫 경기부터 올시즌 주전이라 예상되는 최정예 선수들을 출장시켜 시즌 전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했다.

한화이글스는 시범경기 첫 주 6경기에서 4승 2패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준우승 팀 두산에 2연승, 우승팀 SK와 1승 1패, 지난 시즌 막판 상승세로 5강 경쟁을 했던 롯데와 1승 1패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용규 트레이드 요청 파문, 슬기롭게 대처하여 전화위복의 기회로

두산과의 시범경기 첫 날 한용덕 감독이 내세운 라인업이 올시즌 한화이글스의 주전 라인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날의 주인공은 정근우, 송광민, 호잉, 김태균, 이성열, 김민하, 최재훈, 하주석, 정은원이었다. 선발이 좌완 장원준이었기 때문에 이용규 대신 김민하에게 선발 기회를 준 것 빼고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베테랑 이용규가 뜻밖의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파문이 일어났다. 아직까지 이 사안에 대해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 주전으로 활약해야 할 베테랑 선수의 트레이드 요청은 팀과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한화이글스는 이용규를 육성군으로 보내는 강수를 뒀고 앞으로도 추가적인 제재를 가할 것임을 천명했다. 한용덕 감독 또한 이용규를 전력 외로 생각하고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유야 어떻든 베테랑 선수의 이런 행태는 권혁 선수의 이탈과 더불어 팀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남겼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과연 한화이글스가 이용규의 이런 행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할지 귀추가 주목이 된다.

“최강 불펜 시즌 2”를 앞둔 투수진 탄탄, 1-2자리 변화 여지 있을 듯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지난 시즌 보다 더 강해진 것으로 판단이 된다. 우선 걱정과 염려가 가득했던 선발진에 합류한 선수들이 모두 제몫을 해주며 좋은 피칭을 해줬다는 것이다. 김재영이 4이닝 2실점(두산 정예 라인업 상대), 김성훈이 4이닝 무실점(주전급 제외된 라인업 상대 - 직구, 슬라이드 투 피치에서 벗어나 포크볼과 커브를 연마하여 선보인 것이 인상적), 채드벨은 디펜딩 챔피언 SK를 맞아 직구, 투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지난 시즌 휠러의 업그레이드 버전임을 증명하며 5이닝 무실점 쾌투. 또한 1선발로 예상되는 서폴드도 SK를 맞아 5이닝 무실점, 고졸 2년차 좌완 박주홍은 5이닝 1실점, 또 다른 선발 후보 김민우도 4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과연, 검증이 끝나지 않은 6명의 선발 투수들이 시즌에 돌입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희망적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토종 선발 4명 중 어떤 선수에게 먼저 기회가 갈지도 지켜볼만한 대목이다. 김재영, 김성훈, 박주홍, 김민우의 흥미로운 선발 경쟁이 시즌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최강 불펜으로 거듭난 중간 계투진은 시범경기에서도 기대감을 갖게 했다. 송은범이 두 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하면서 패전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불안 요소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안영명, 장민재, 이태양, 박상원, 정우람에 송창식이 제 컨디션을 회복했고 좌완 임준섭도 언제든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신인 박윤철과 김이환이 호시탐탐 엔트리 진입을 노릴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과연 한용덕 감독이 선발 5명과 계투진 8명으로 운영이 될 투수 엔트리를 어떻게 확정지을지 궁금해진다. 서폴드, 채드밸, 김재영, 김성훈, 박주홍의 선발진 5명과 송은범, 안영명, 송창식, 장민재, 이태양, 박상원,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계투진 7명은 거의 확정적이라 예상이 된다. 과연 남은 한 자리를 롱맨(김민우), 좌완 릴리프(임준섭, 김범수) 또는 사이드암(서균), 신인(박윤철, 김이환) 중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야수진 엔트리는 이용규 파문으로 인해 2-3자리 유동적일 듯

야수진의 주전 라인업은 거의 완성이 됐다. 하지만 급작스런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파문으로 인해 엔트리에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한화이글스의 좌익수는 무주공산이 되었다. “나는 좌익수다” 오디션 2탄이 계속될 전망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본 후보자는 네 명으로 압축된다. 김민하, 양성우, 장진혁, 유장혁이 그들이다. 각 선수마다 장,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주전으로 올라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골고루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이고 그 기회가 왔을 때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선수가 주전으로, 그렇지 않은 선수는 외야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할 것이다.

내야도 마찬가지이다. 2루의 강경학과 정은원의 경쟁을 제외하면 백업 1-2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이다. 김태균, 송광민, 하주석의 라인업에 강경학, 정은원 그리고 신인 노시환과 변우혁이 엔트리 진입 후보군으로 분류될 수 있겠다. 포수 자원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최재훈과 지성준이 번갈아 안방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야수 엔트리를 14명으로 본다면, 포수 최재훈, 지성준(2명), 내야에 김태균, 이성열, 송광민, 하주석, 강경학, 정은원(6명), 외야는 호잉, 정근우(2명) 총 10명은 확정적이다. 남은 네 자리를 놓고 내야에 김태연과 신인 노시환, 변우혁, 외야는 앞서 언급한 네 명의 선수가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성열을 잠재적 외야 자원으로 본다면 노시환과 변우혁을 내야 엔트리에 포함시키면서 외야에 두 명의 선수를 더 포함시켜 5명(외야)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내야 7명, 외야 5명으로 엔트리 정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즌 출발이 코앞이다. 뜻하지 않은 불협화음이 터졌지만 한용덕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착실하게 시즌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

암흑기를 벗어내고 강팀으로의 도약을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9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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