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우리가 대인관계에서 제일 먼저 버려야 할 것은 선입견과 편견이다. 우리는 사물을 볼 때도 자신이 경험한대로 말을 하고 기억한다. 사실 우리가 보고 경험한 것은 전체가 아닌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체로 인식한다. 싸우는 두 사람을 바라볼 때도 좀 더 친한 사람 편에 서 있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털끝만큼의 의심도 하지 않는 채 믿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듣고자 준비가 돼 있는지를 점검해야 그 사람과의 관계가 형성된다. 그것은 ‘나 자신’이 아닌 상대방의 삶을 듣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각기 나름의 방식대로 살고 있다. 삶의 역사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행동양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면 똑같기를 바라는 마음이 죄인지도 모른다. 

다름에 대해서 인정하기 보다는 평가받고, 이미 상대방의 의견이나 상황을 듣기 전에 판단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때로는 섣부른 판단이 한 사람의 생명까지도 죽음으로 가져가기도 한다. 우리가 모든 상황에서 ‘판단중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각 사람마다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짊어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을 한다고 하면서도 생각 없이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과정과 결과를 보면 ‘과연 그 사람이 상대방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러한 과정이 상대방이 진정 원하는 방식일까?’란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우리의 판단은 긍정적인 사고가 많을까? 부정적인 사고가 많을까? 각 사람마다 다른 결론이 내려질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배경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각자의 삶을 제대로 잘 살고 싶다면 최대한의 오해, 실수, 잘못을 줄여나가야 한다. 

그 중 가장 비중을 크게 차지하는 것은 자기식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짓는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조언과 도움을 받거나 의견을 묻는 것이 익숙지 않다면 더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할 수도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무의식 속에서의 불안을 잘 견뎌야하는지도 모른다. 막연함에서 오는 걱정들이 자신의 행동을 더 제지하거나 상대방과 함께 있을 때 걱정이 앞선 나머지 ‘저 사람은 이럴 것이야’,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나를 무시했기 때문이야’ 등으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생각으로 상대방을 경계하기도 한다. 

극한 예로, 부모로부터 ‘너는 인간이 이 모양이냐, 너는 생각하는 게 그것밖에 안되냐’ 식의 환경에서 자랐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생각할 여지도 없이 상대방을 평가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자기만의 삶의 패턴방식으로 좀 더 넓은 세상을 스스로가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A라는 친구가 B친구를 만나러 가는 도중에 교통사고가 났다. 사고처리 후 약속장소에 늦게 도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는 A가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버린다. 그런 경험으로 다른 사람이 약속 장소에 늦게 도착하면 ‘약속 안 지키는 사람’으로 자신의 뇌에 새겨 버린다. 

속담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말이 있다. 과대해석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우리는 자신의 내면구조에 깊숙이 박혀 있는 선입견이나 편견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것은 상대방을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적 안정을 위함이다. 

대인관계에서 ‘지금 상대방을 대하는 내 기분은 어떠한가’, ‘내가 그들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솔직하지 못한 면이 무엇이었는지를 알아차린다면 힘들어졌던 대인관계도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