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28일만에 열려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청년 근로자 3명의 합동 영결식이 13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공장 정문에서 엄수됐다. 

지난달 14일 폭발사고로 세상을 떠난 한화 대전공장의 청년 근로자 3명. 이들의 합동영결식이 한 달 만에 유성구 외삼동 공장 정문 앞에서 엄수됐다. 누군가에겐 한 달 반이었고, 길게는 10년 간 출근한 곳이었다. 동료 400여 명의 애도 속에서 이들은 마지막 퇴근길을 걸었다. 

13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영결식은 이태종 한화 방산부문 사장과 한화공장 직원 400여 명이 함께한 회사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오전 6시 30분 빈소를 떠난 운구 차량이 오전 10시쯤 공장 입구에 도착했다. 공장 앞 도로를 따라 늘어선 동료들이 고개숙여 희생자들을 맞이했다. 

한화 폭발사고 희생자들의 운구차량이 오전 10시께 한화 대전 공장 정문에 들어서고 있다.

고 김성회 씨와 고 김태훈 씨를 태운 운구차는 그들이 생전에 근무했던 공장을 한 바퀴 돌았다. 

고 김형준 씨의 유가족은 차마 공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운구함을 안은 채 정문 입구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오전 10시 10분 진혼곡과 함께 묵념이 시작됐다. 영결식은 묵념에 이어 약력 소개, 생산 2팀의 추도사, 합의문 낭독, 유족대표 추도사,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고인들과 함께 근무한 생산 2팀 과장은 “고 김승회님은 묵묵히 맡은 업무를 수행해 내는 책임감이 있었고, 고 김태훈님은 예의바르고 솔선수범하게 근무했다. 고 김형준님은 엔지니어의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고자 성실히 일했던 동료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가족 대표는 유가족, 한화 대전공장, 방위사업청, 고용노동청 등이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한 합의문을 낭독했다. 

합의문에는 현장 근로자들이 작성하는 ‘위험요인 발굴서’를 토대로 위험한 현장에 근로자들이 내몰리지 않도록 작업 중지를 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유가족 대표 김용동 씨는 “한줌의 재가 되어버린 김승회, 김태훈, 김형준을 추모하기 위해 우리 모두 이 자리에 모였다. 남아있는 동료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에서 행복하기를 바란다. 회사의 재발방지 의지를 믿고 작은 한이나마 내려놓고 떠난다”며 더 이상 제3의 희생자가 같은 사업장에서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13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에서 열린 합동 영결식에서 이태종 한화 방산부문 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헌화한 뒤 고개숙여 애도하고 있다.

오전 10시 30분, 헌화가 시작됐다. 다섯 살 손녀를 둔 서른 한 살 청년의 어머니는 아들의 운구함을 껴안으며 한동안 일어서질 못했다. 이태종 방산부문 사장은 희생자들에게 국화 한 송이씩을 건넨 뒤 가장 오래 고개를 숙였다.

영결식이 끝난 후 유가족 대표는 “보다 큰 관심은 회사의 위험요소를 줄여가는 동력이자 안전점검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국민과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한편 화학 등을 취급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29일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던 중 폭발사고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가운데, 2월 14일에도 천무 이형공정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인턴 직원 1명을 포함한 20∼30대 근로자 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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