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지지율 오르니 망언, 국민 모욕” vs 성일종 “수세 몰리니 말꼬투리”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장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수석대변인에 비유하면서 한때 소동을 빚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장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수석대변인에 비유하면서 한때 소동을 빚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수석대변인에 비유한 것을 두고 충청권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 달라”고 발언해 20여 분간 소동이 빚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은 본회의 직후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 같으니까 5.18 망언에 이어 태블릿PC 조작 망언 등 과거로 돌아가는 정도를 넘어선 망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나경원)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한 건 극우세력으로 가기로 작정한 것”이라며 “한쪽 정당을 자극한 차원을 넘어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계속해서 “정책적인 부분은 아무리 비판하거나 비난해도 뭐라고 하겠느냐. 하지만 당연히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는 건데, 이건 도저히 할 수 없는 이야기”라며 나 원내대표 사과를 촉구했다.

“극우 세력 가기로 작정” vs “야당 대표 발언, 보수의 이야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왼쪽)과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왼쪽)과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 자료사진

반면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은 “지금 성역이 어디 있나. 박근혜 전 대통령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당시 야당은 어땠느냐”고 따진 뒤 “그동안 대통령과 정부는 미북 핵협상을 하면서 영변 (핵시설) 하나만 받으면 다 된다는 식으로 북한 편을 들어왔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북측 얘기만 전달하다 판이 이렇게 된 부분에 대해 야당 대표가 한 발언을 모욕이니, 모독이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북한 편만 들다 이렇게 된 현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한 연설을 못하게 방해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격했다.

성 의원은 또 “여당은 넉넉해야 한다. 국회는 면책 특권이 있는 자리다. 대통령에 욕을 하거나 가짜뉴스를 했다면 비난하고 야유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원내대표 발언은 보수 진영 이야기다. 그걸 모독이라고 말하는 건 유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정권이 드루킹과 손혜원,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태우‧신재민 사건 등 수세 국면에 있다 보니 말꼬투리를 잡아 정치적 방어막을 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과 국가원수 모독, 사과해야”

한편 청와대는 이날 나 원내대표 발언에 유감을 표명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나 대표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모독하는 것이 혹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며 “냉전의 그늘을 생존의 근거로 삼았던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발언이 아니길 더더욱 바란다”고 당부했다.

“나라를 위해 써야할 에너지를 국민과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낭비하지 말라. 한국당과 나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번영을 염원하는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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