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특수부, 1200억대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
검찰 "지역 언론을 사유화해 허위홍보 기사 보도"

천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동표 MBG 회장은 범행에 언론을 이용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사진은 검찰이 밝힌 임 회장 범행 흐름도.
1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동표 MBG 회장은 범행에 언론을 이용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사진은 검찰이 밝힌 임 회장 범행 흐름도.

수년 동안 검경의 수사를 받아온 임동표 MBG 회장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그의 사기 행각 또한 민낯을 보이고 있다.

11일 대전지검이 밝힌 수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임 회장이 오랜기간 범행을 벌이는 과정에서 언론을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추진사업이 성사돼 조만간 주권 상장을 통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알려 1214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보고 구속했다.

검찰은 임 회장과 함께 MBG 공동대표 6명도 함께 구속 기소했다. 피해자만 2131명에 달하고 단일 사건으로 무려 7명이 구속된 것은 최근 대전지역 법조계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수사 결과 임 회장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언론을 활용했다. 현실적으로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운 해외개발사업과 대규모 해외수출 계약 등이 성사돼 마치 나스닥이나 코스닥 상장을 통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언론을 통해 허위 과장홍보하면서 주식 가격을 높여왔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검찰은 임 회장이 언론을 통해 홍보한 사업 내용이 허위라는 증거를 구체적으로 꼽았다. 대표적인 것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개발 사업이다. 임 회장은 여러 언론을 통해 '중국 투자자 4억달러 투자', '글로벌 기업 1조원 투자 협약', '스위스 투자자 3700억원 투자' 등이 확정됐다는 취지로 홍보했지만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검찰 발표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개발 광업 허가권도 유효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및 홍콩의 업체에 2500만달러의 수소수 발생기 등 제품 수출 계약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상대 업체의 실체는 확인할 수 없었고 실제 수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3000억원 상당의 스리랑카 LED 가로등 교체사업도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곧 사업자로 확정 발표될 예정이라는 취지로 홍보했지만 이미 일부 사업은 베트남 업체가 사업자로 지정되는 등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

임 회장이 받았다고 속인 그래미상 상패.
임 회장이 받았다고 속인 그래미상 상패.

특히 임 회장은 자사 제품이 제59회 그래미 어워드 시상식에서 '골든 프로덕트 상'을 수상했다고 홍보하고 상패 수여식까지 개최했지만, 확인 결과 상패는 임 회장 등이 자체 제작한 것이고 '골든 프로덕트 상'도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래미 측으로부터 공식 이의제기까지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검찰은 임 회장이 이처럼 허위 홍보를 위해 지역언론사를 인수한 데 이어 지상파 TV 방송 광고와 네이버 밴드 등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 회장은 언론사 회장으로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달 20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임 회장 측의 발표 자료를 보도한 언론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어떤 언론사는 임 회장의 영업력을 높게 평가해 상을 주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임 회장은 지역언론사를 인수해 사업 관련 허위 홍보 기사를 보도하는 등 지역언론을 사유화해 범행에 활용했다"며 "지상파 TV 방송 광고와 대규모 사업 설명회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임 회장은 법정 공방을 위해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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