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국가대표급 야수 베테랑 즐비, 최강 불펜의 핵심 베테랑 투수

한화이글스가 37일간 진행됐던 일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12일부터 시범경기를 마치면 이달말 시즌 개막에 나선다.
한화이글스가 37일간 진행됐던 일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12일부터 시범경기를 마치면 이달말 시즌 개막에 나선다. 사진은 일본 스프링캠프 마지막 모습.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시즌이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지난 시즌 의외의 좋은 성적으로 암흑기를 털어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된 한화이글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번 글에서는 앞으로 언급될 선수들의 출생연도는 대학에 들어가는 연도(학번)를 기본으로 설정했다. 혼란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소위 “빠른 생일”은 염두에 두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 

베테랑은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지칭한다. 비슷한 표현으로 ‘숙련가’, ‘전문가’, ‘전문인’ 등으로도 말할 수 있겠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박정진(1976년생)과 배영수, 심수창(1981년생) 그리고 권혁(1983년생)과 정재원, 강승현(1985년생) 등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베테랑들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시즌 중 또는 시즌 후 자유계약으로 선수들을 풀어줬다. 은퇴를 한 선수도 있었고 다른 구단을 찾아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준비 중인 선수도 있다. 

나이에 의해 무조건적인 계약 해지는 아니었다. 한화이글스가 최근 추구하고 있는 “세대교체”와 “리빌딩”의 분위기 속에 베테랑 선수들의 “기회 부여” 측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앞서 언급을 했듯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선수들은 타 구단과 자유계약을 맺으며 그라운드에 계속 설 수 있게 되었다. 

아직까지 각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인 베테랑 선수들이 수 없이 많다. 우승팀 SK에는 박정권(1981년생), 김강민, 박정배, 신재웅, 채병용(1982년생)이, 준우승팀 두산에는 김승회(1980년생), 배영수(1981년생), 권혁, 이현승(1983년생)이 뛰고 있다. 

이밖에도 1978년생 박한이(삼성), 1979년생 박용택(LG), 1980년생 권오준(삼성), 송승준(롯데), 손시헌(NC), 이택근(키움) 등은 여전히 좋은 경기력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김주찬, 이범호(기아), 유한준(KT), 이대호, 손승락, 채태인(롯데) 등은 30대 후반의 나이로도 팀의 핵심을 넘어서 리그를 대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가대표급 야수 베테랑 즐비, 이들이 핵심이자 중심

한화이글스가 베테랑 투수들의 많은 이탈로 인해 전반적으로 투수 선수층이 젊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야수 파트에서는 아직 선수층이 젊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야수 라인업에서 주전급으로 당당하게 활약할 수 있는 선수는 하주석 뿐이다. 올시즌에는 강경학과 정은원 정도가 그 자리를 이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얘기는 결국 한화이글스 야수진의 핵심은 베테랑들이라는 것이다. 현재 한화이글스 1군 엔트리 뿐 아니라 주전 라인업을 형성할 수 있는 베테랑들을 언급해보자. 

1982년생 김태균(01 입단, 고졸), 정근우(05 입단, 대졸) - 38살 
1983년생 송광민(06 입단, 대졸) - 37살
1984년생 이성열(03 입단, 고졸) - 36살 
1985년생 이용규, 최진행(04 입단, 고졸), 김회성(09 입단, 대졸) - 35살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라.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지난 시즌 결코 경쟁력이 떨어진 경기력을 선보이지 않았다. 올시즌에도 최고참 김태균과 정근우를 축으로 야수진의 핵심 역할을 해줄 것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커리어 최고 성적을 기록한 이성열은 팀의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팀을 이끌게 되었다. 

스프링캠프 막판 최진행이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김회성은 1군 캠프에 한 번도 합류가 안 되면서 자신의 역할과 위치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까지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역할에 대한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은 1루수와 지명타자, 정근우는 중견수와 1루수를, 송광민은 3루수를, 이성열은 지명타자와 1루수 그리고 좌익수를, 이용규는 좌익수와 중견수 등에서 주전으로 나설 것이 분명하다. 물론 베테랑들은 체력적인 문제로 부상에 대한 부담이 항상 존재한다. 지난 시즌에도 크고 작은 부상들로 베테랑들은 어려운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하주석을 축으로 내야에서는 강경학, 정은원, 김태연, 변우혁, 노시환, 외야에서는 양성우, 장진혁, 이동훈 등이 베테랑 선배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또는 선배들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경기력을 차츰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젊은 선수들이 베테랑들을 뛰어 넘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최강 불펜의 핵심은 베테랑 투수들

지난 시즌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 투수 코치 그리고 퓨쳐스(2군)의 정민태 투수 코치의 심혈을 기울인 지도로 투수진에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부여 받았다. 올시즌에도 지난 시즌 얼굴을 선보였던 젊은 선수들이 더 많은 기회를 받고 주전으로 올라서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시즌 최강 불펜으로 인정 받았던 불펜진은 베테랑들의 몫이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에도 최강 불펜으로서 중간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켜줄 베테랑들의 라인업을 보자.

1984년생 송은범, 안영명, 윤규진(03 입단, 고졸) - 36살
1985년생 송창식, 정우람(04 입단, 고졸) - 35살

박정진과 심수창 그리고 권혁이 빠졌음에도 베테랑들의 면면은 알차기 그지없다. 올시즌에도 선발급 불펜으로서 송은범, 안영명, 윤규진이 활약을 해줄 것이고 송창식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딛고 다시 핵심 불펜으로서의 믿음을 줄 것이다. 지난 시즌 세이브왕 정우람은 난공불락이다.

여기에서 이들과 불펜의 핵심이었던 이태양, 장민재도 어느덧 10년차에 접어들지만 아직까지 베테랑이라 칭하기엔 젊음이 무기이기 때문에 논외로 한다.

송은범과 안영명은 투심을 장착하면서 투구 스피드 향상 뿐 아니라 지저분한 볼 끝으로 예년과는 다른 승부를 벌였듯이 올해도 투심을 주 무기로 타자들과의 좋은 승부를 예상해본다. 또한 송은범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동기 부여는 더 클 것이고 안영명도 2년 FA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새로운 연봉 계약을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거둘 필요가 있다. 스프링캠프 중 부상 재발로 일단 주춤한 윤규진도 시즌 후 FA를 위해 빠른 회복으로 한화 마운드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한화이글스 중간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는 송창식이다. 최근 많은 이닝 소화와 투구 수로 인해 부침을 겪었지만 올시즌을 앞두고 완벽한 컨디션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했다. 송창식이 예전의 모습으로 중간 불펜진에 합류가 된다면 최강 불펜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한화이글스는 세대교체, 리빌딩의 기조 아래 팀을 개편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베테랑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 선수는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베테랑들도 마찬가지이다. 선배라고 경기에 나설 수는 없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투, 타의 베테랑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좋은 경기력으로 한화이글스의 승리에 많은 보탬이 되는 핵심 역할을 해줄 것이다.

베테랑들이 그들의 품격을 보여줄 때 한화이글스는 더욱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암흑기를 벗어내고 강팀으로의 도약을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9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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