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기계적 해석 안 돼” 옹호론 vs 야 “노골적 충청 패싱” 비판론

사진 윗줄 더불어민주당 박병석-박완주 의원, 아랫줄 자유한국당 정용기-김태흠 의원. 자료사진
사진 윗줄 더불어민주당 박병석-박완주 의원, 아랫줄 자유한국당 정용기-김태흠 의원. 자료사진

문재인 정부 3년차 내각에 충청권 인사가 배제된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은 여야 모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온도차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계적으로 해석할 일이 아니다”며 책임론을 경계한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노골적 충청 패싱”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7개 부처(행안부‧중기부‧통일부‧국토부‧과기부‧해수부‧문체부)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장관들이 포진한 부처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장차관 9명 중 충청권 ‘전무’..지역민 소외감↑

지역 인사 배제, 내년 총선 직간접 영향 줄 듯

청와대는 장관 내정자 7명과 차관급 2명(식약처장,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등 9명 출신지역을 밝히지 않았지만, 확인결과 충청권 출신 인사는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연중심 문화를 탈피해야 한다는데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며 “확정은 아니지만 이러한 원칙 기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고주의(緣故主義)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사회 풍토에서 특정 지역 인사를 배제한 개각에 ‘충청 홀대론’이 고개를 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현안과 국비 확보 등에 있어 지역민들의 소외감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장관 내정자들이 인사청문회를 모두 통과하고,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내년 초까지 중폭 이상 개각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충청권이 갖는 상대적 박탈감은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병석‧박완주 “지역 인재 양성 필요, 현 정국 충청 출신 주도”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권은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은 “이번은 보각(補閣) 수준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관을 하려면 차관급이 있어야 하고, 차관을 하려면 1급(공무원)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축적이 안됐다. 또 그동안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썼다”면서 “지역 인사 중에 (입각)의사를 타진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물을 발굴하고 키워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계속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당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은 “현직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범 충청권(충북)이고, 집권 여당 당대표(이해찬)도 충청 출신”이라며 “이번에 지역에서 입각을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청와대와 국회에서 정국을 이끌어나가는 인사들은 모두 충청권”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이번 개각이 최근 금강 보(洑) 해체 논란과 맞물려 충청권 민심을 외면한 처사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정용기‧김태흠 “충청을 물로 보나..文 머릿속 충청도 없어”

한국당 정책위의장인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은 “문재인 정권 들어 ‘충청도 패싱’이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며 “충청도는 대통령 집무실 하나 지어주면 재미 볼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는 것인가. 금강 수계 보부터 허무는 것도 그렇고, 충청권을 물로 보는 건지 참 개탄스럽고 우려스럽다”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예타 면제사업도 경남은 4조 7천억 원인데, 대전은 7천억원, 충남은 9천억 밖에 안 된다. (중앙에)그런 얘기는 못하면서 현수막을 도배하며 생색내는 대전‧충남 단체장과 여당은 지역 주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도 “문재인 정부 인사를 보면 전형적인 회전문 식,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며 “부처에 전문성이나 지역 안배나 부분을 전혀 고려치 않는 모든 부분에서 보는 것처럼 과거 정부 때 회전문 인사를 비판하더니 자기들은 더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개각에 지역 인사가 하나도 포함하지 않는 걸 보면 문재인 대통령 머릿속에는 대한민국에 충청도는 없는 것처럼 홀대하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한편 이번 개각을 통해 충북 청주 출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회로 복귀하면서 충청권은 18개 부처 장관 중 대전 출신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이 유일하게 남았다. 호남과 영남이 6명과 5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4명, 강원 2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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