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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첫 의료법인 이사장 법정구속 왜?
대전 첫 의료법인 이사장 법정구속 왜?
  • 지상현 기자
  • 승인 2019.03.04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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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제11형사부, A씨 징역 3년 실형 선고
재판부, 발기인총회 회의록 허위 및 혈액투석환자 모집 등 유죄 증거

법원이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던 의료법인 이사장을 구속했다.
법원이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던 의료법인 이사장을 구속했다.

대전에서 속칭 사무장 병원을 운영해 온 의료법인 이사장이 법정구속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정미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및 업무상 횡령,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료법인 이사장 A씨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의료법인 관계자 B씨에 대해서도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는 한편, 의료법인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A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크게 3가지인데 무엇보다 의료법에 따라 의사 등이 아닌 자는 의료기관을 개설해서는 안됨에도 허위로 서류를 꾸며 대전시로부터 의료법인 설립 허가를 받은 뒤 병원을 운영해 왔다는 점을 무겁게 봤다. 의사가 아닌 사람이 병원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법인 설립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A씨는 B씨와 의료법인을 설립키로 공모한 뒤 지난 2007년 각각 15억원과 4억원을 출연해 대전 중구 모처에 건물과 부지를 사들였다. 또 친인척들을 법인 이사 및 감사로 선임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의료법인 설립을 위한 발기인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사로 선임된 친인척들 명의를 빌려 발기인총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뒤 대전시에 제출해 의료법인 설립허가를 마친 것이다. A씨 등은 대전시에서 법인 설립허가를 나온 뒤부터 의료진을 갖추고 병원 운영을 시작했다.

A씨는 또 B씨와 함께 병원을 운영하면서 2007년부터 2017년 6월까지 122회에 걸쳐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247억 7500여만원을 지급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외에도 혈액투석환자 160명에게 1273회에 걸쳐 3억 5772만여원 상당을 지급한 뒤 혈액투석을 받게 한 것과 자신의 모친을 병원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등재한 뒤 월급 명목으로 1000만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도 포함됐다.

A씨는 법원 공판 과정에서 형식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거나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한 사실이 없다면서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는 만큼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며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료법인 설립허가 신청 당시 제출된 발기인총회 회의록을 비롯해 병원 이사회 회의록들도 개최되지 않고 형식적으로 회의록만을 작성한 다음 이사들의 도장을 받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혈액투석환자 모집 브로커를 직원으로 고용, 환자들에게 통원 차량을 제공하고 현금으로 지원금을 주거나 본인부담금을 면제해 주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환자들을 유치해 왔다는 점도 유죄 증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혈액투석환자를 대량으로 유치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수백억원의 요양급여비를 지급받아 수익을 올리려고 했다는 점을 들어 이른바 사무장 병원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은 의료법인을 의료법에 의해 금지된 비의료인의 보건의료사업을 하기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해 불법 의료기관을 개설한 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0년에 걸쳐 247억여원에 이르는 요양급여비를 편취했다"며 "환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했으며 횡령까지 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영리목적 환자유인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면서 "그럼에도 의료법인의 실질을 갖췄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판결 직후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항소심이 진행된다. 항소심에서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의료법 위반의 근거로 본 발기인 총회 회의록 등과 관련한 법리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A씨가 이사장으로 운영하던 병원은 A씨 구속 이후 휴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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