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흑진주…갯벌을 지키자
동양의 흑진주…갯벌을 지키자
  • 천기영 기자
  • 승인 2019.03.01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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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성 당진시언론인클럽 고문, "방조제 허물어 생명의 갯벌로” 주민들 한 목소리

김교성 당진시언론인클럽 고문
김교성 당진시언론인클럽 고문

1960년대 이후 해양생물의 보고인 갯벌을 잠식하는 대규모 간척사업이 성행했다. 특히 갯벌의 정화기능이 하수종말처리장의 1.5배인 점을 감안, 최근 방조제를 허물어서라도 생명의 갯벌로 복원해야 한다는 지역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갯벌을 잠식하는 간척사업
땅을 넓히기 위한 우리나라의 간척 역사는 고려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몽골의 침략을 피해 강화도로 수도를 옮겼던 왕실은 비좁은 섬의 땅을 넓히기 위해 바다를 메우는 간척사업을 시행했다.

우리나라 리아스식 서해안은 썰물 때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넓고 평평한 갯벌이 드러난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약해 썰물 때 간척공사를 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품고 있는 갯벌을 그 때는 귀한 줄 모르고, 너무도 쉽게 매립하기 시작했다.

특히 당진지역의 경우 1960년~1990년 사이 간척농지 조성사업에 이어 1990년 이후 서해안 개발붐을 타고 산업화에 따른 각종 공유수면 매립사업이 성행하면서 1960년대 156.3㎞에 달했던 리아스식 천연해안선이 7.45㎞로 줄어  들었고, 해양생물의 보고였던 갯벌도 상당부분 사라졌다.

◇갯벌의 조간대, 해양생물의 보고
밀물과 썰물에 의해 나타났다 잠기고 잠겼다 다시 나타나는 현상이 반복되는 공간을 조간대(潮干帶)라 부른다. 동식물에게 조간대의 변화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과 같다. 밀물 때는 육지동물들에겐 문이 닫히고, 해양생물들의 차례가 온다.

밀물과 썰물은 해안에 사는 대부분의 생명체에게 식사시간을 알리는 종과 같다. 썰물 때 나타난 갯벌은 아무것도 살지 않는 진흙벌판처럼 보이지만 갯벌의 숱한 구멍 속에는 낙지, 조개, 고둥, 게, 개불, 갯지렁이 같은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갯벌의 질척한 검은색 진흙 속에는 바다 생물의 먹이가 풍부해 많은 생물들이 갯벌에서 생활하며, 복잡하고 풍부한 갯벌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갯벌은 선사시대부터 연안 어민들의 텃밭 기능을 담당해왔다.

◇갯벌의 정화 기능, 하수종말처리장의 1.5배
콩팥이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주듯 갯벌은 바다를 정화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육지의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들어오면 갯벌의 퇴적층은 거름종이처럼 오염물질들을 걸러낸다.
걸러진 것들은 각종 동식물에 의해 분해되고, 정화되는데 우리나라 갯벌의 정화능력은 전국 하수종말처리장을 합친 것 보다 1.5배나 뛰어나다.
또 갯벌은 지구의 허파이기도 하다.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산소의 70% 이상은 육지의 숲이 아닌 바다에서 생산되는데 바로 갯벌 흙속 1g당 수억 마리에 이르는 바다 식물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갯벌의 사막화, 역간척으로 극복하자
지금 서해안에서는 바다를 막아 농경지를 만들었던 간척농지를 갯벌과 바다로 되돌려놓는 역간척이 화두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주장했던 역간척의 필요성이 양승조 지사로 이어지면서 충남 서해안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도는 지난 2011년부터 태안군 안면읍 황도를 시작으로 갯벌 복원에 나서 2014년~2015년 방조제 380곳 가운데 279곳, 폐염전 54곳, 방파제 47곳 등 연안하구에 대한 생태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1995년 폐유조선을 활용, 바닷물을 막은 후 조성한 서산B지구 담수호인 서산시 부석면 부남호의 현실은 참담했다.
대표적인 국토확장의 상징이었던 부남호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은 물이 썩고 있기 때문이다.

부석면 갈마리 현대모비스연구소와 검은여 사이 간척농지의 벼는 염분과 흘러든 축산폐수 등으로 수질이 오염돼 쭉정이도 맺지 못한 채 방치돼있다.
현재 부남호의 수질은 6등급으로 당초 목표였던 농업용수로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남도는 현재 막혀있는 서해 천수만과 간척지 부남호를 터 바닷물과 민물을 유통, 해양생태를 복원하는 부남호 역간척사업을 1호 역간척사업으로 선정했다. 현재 전체 간척지 3745㏊ 가운데 농지는 25㏊로 줄이는 대신 습지로 140㏊를 복원하고, 기업도시와 웰빙특구 면적을 크게 늘리는 사업이다.

충남도는 부남호 역간척사업으로 주변 해양생태를 복원하면 바지락 등 어족자원이 늘어나고, 마리나항 등 해양레저시설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유치 등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가 서해안 대규모 담수호 가운데 부남호를 선택한 이유는 현대건설이 간척지의 67%를 소유하고 있어서다. 상대적으로 지주 숫자가 적은데다 현대건설이 기업도시 조성을 추진하는 점도 한몫했다.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이를 둘러싼 논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충남도는 아직 예산 규모나 사업기간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번 달 안에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충남도 관계자에 따르면 "부남호 역간척사업은 어족자원의 산란장이자 해양관광이 가능한 천수만을 살리기 위한 하구복원 사업”이라며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국내 대표적인 해양생태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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