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나는 한 때 입이 마르도록 하는 말이었다. ‘나는 착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고 싶어.’ 그 말에 대한 책임으로 ‘좋은 사람’임을 강조하며 살았던 날들이 창피하고 민망해지면서 ‘도대체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져보았다. 과연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좋은 사람’은 경우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뚜렷하게 보여지는 것은 ‘좋은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든 변함이 없을 것이다’라는 엄청난 비합리적인 신념이 나를 휘감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변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좋은 사람의 마음 바탕은 ‘사람’에 대한 각별한 마음이 있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더래도 그들을 대하는 ‘마음이 한결같아야 한다’ 라는 것이다. 그것은 좋은 사람이란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자신을 돋보기 위한 것이 아닌 진심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내가 ‘겸손’과 ‘교만’의 차이점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것도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란 자문을 하면서부터였다. 진정한 겸손은 좋은 사람이 가지는 덕목임을 알았다. 다시 질문을 해본다. ‘당신은 겸손한 사람입니까?’ 네. 라는 대답 속에 ‘교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겸손한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잘못 생각하면 교만이 될 수 있다. 교만 속에서는 과잉 친절과 배려가 숨어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는 그런 모습이 마치 ‘좋은 사람이구나’라는 오해를 가질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어버리는 것 중 하나가 자신감 충만으로 교만이 있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진정한 자기 사랑은 행복과 즐거움, 만족을 얻기 위함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e)은 소년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배를 훔치기도 하였다. 그는 ‘가장된 아름다움인 교만은 사악함이 속에 숨어있다. 심지어 교만은 당신이 바로 모든 만물보다 높이 계시는 유일한 하나님인 것처럼 생각하게 하는 절정에 이르게 한다.’라고 고백을 하였다. 모든 질병의 원인을 교만이라고 말할 정도로 교만함은 사악함의 원천이다. 교만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겸손’이다. 또한 좋은 사람이 되려면 순수성이 있어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깨달았던 결과다. ‘순수하지 않거나 양심이 없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되기는 어렵다’라는 삶의 지론이 생겼다. 마음을 낮추는 일 그것이 곧 겸손이 될 수 있다.

당신도 나를 이용하는 겁니까? 인도 캘커타의 마더 데레사 본부 벽에 붙어 있는 글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글 중에 ‘만일 그대가 친절하다면, 사람들은 그대의 친절 뒤에 불순한 동기가 있을거라고 그대를 비난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십시오.’이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다. 나 또한 ‘무슨 의도가 있느냐’란 말을 들었던 과거의 아픔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생각해 보면, 나의 친절은 과잉이었다. 그래서 ‘교만’에 대해서 탐색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 아픔은 타인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 또한 좋은 사람이 되려고 했는데 그 때는 나의 존재욕구가 많아서 순수성이 없다는 사실도 탐색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겸손을 가장한 교만이라고 생각하니 숨이 턱 막히는 날들을 경험하면서 살면서 가장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창피하기만 해서 사람들을 기피했던 날들도 많았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당신은 겸손합니까? 당신은 순수합니까? 당신은 양심적입니까?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충분히 좋은 사람입니다.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고 더 이상 흔들림이 없는 당신 또한 충분히 좋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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