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애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양은애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아이가 아픈 것 만큼이나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과정도 힘들다.

약을 피하는 아이에게 때로는 억지로 먹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되는 것일까?

양은애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도움말로 아이 약 복용의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 물약 먹일 때 피해야 할 자세가 있다?
알약이나 가루약 보다 먹이기 수월해 선호하는 액상 형태의 약.

그러나 물약을 먹일 때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아이에게 물약을 먹일 때는 코를 잡거나 바닥에 눕히는 자세, 또는 상체를 뒤로 젖혀 강제로 먹이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쓴맛을 가리고자 코를 잡은 상태에서 약을 주면 호흡곤란으로 약을 먹는 동시에 기도가 열려 그 쪽으로 흡인될 수 있다.

따라서 목을 젖히지 않은 상태에서 상체를 약간 뒤로 기대게 한 다음 약을 조금씩 나눠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약을 뱉는다며 인두 뒤쪽으로 약을 무리하게 밀어 넣는 행동은 흡인의 위험을 높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 약을 먹고 토했다면 다시 먹여야 한다?
약을 먹고 토하는 경우 다시 약을 먹여도 토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영·유아는 역류성 구토가 잦으므로 분유수유 후 30분 이내로 약을 억지로 먹이면 토할 수 있다.

해당 경우 분유수유 직전이나 분유수유와 동시에 약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구토 증세가 동반돼 있는 장염시 약을 먹고 토했다면 다시 먹이는 대신 다음 약 시간에 맞춰 복용토록 한다.

또한 개인마다 특정 약에 대한 향이나 맛·부작용 때문에 반복적으로 토할 수 있어 해당 성분이 포함된 약이라면 다시 먹이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 처방을 바꾸는 것이 좋다.

일부 약들(기관지 확장제·1세대 항히스타민제재 등)은 과량 섭취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처방받을 때 의사와 상의하고 항생제·심장약처럼 치료에 꼭 필요한 약이 아니라면 다음 약 시간에 맞춰 주도록 한다. 

▲ 가루약 주스에 타서 먹여도 된다?
음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약들이 간혹 있으나 주로 소아들이 먹는 약들은 음식 동시 섭취에 따른 약 효과나 약동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가루약은 아이가 좋아하는 주스나 음식에 약을 섞여서 먹여도 된다.

다만 경우에 따라 한번 먹는 분유양인 140~200cc 정도에 가루약을 다 섞여 먹이거나 과량의 주스나 음식에 소량의 가루약을 섞여 먹는 경우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또 해당 음식을 다 먹지 못할 경우 약 또한 정량 섭취를 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적당량 섞여 먹이는 것이 좋다.

심한 쓴맛으로 인해 아이가 거부하는 특정 약이 있다면 이를 기억해 두었다가 가능한 아이에게 먹이기 좋은 조합으로 처방받는 것도 방법이다. 

▲ 알약을 부숴 가루형태로 섭취해도 무방하다?
알약 중에는 가루로 갈았을 때 약 효과가 많이 떨어지는 약들이 있다.

따라서 집에서 임의로 알약을 가루로 만들지 말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 후 가루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간혹 큰 아이에게서 항생제 종류의 큰 알약을 무리하게 먹다가 기도로 흡인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알약을 먹기 어려운 아이라면 애초에 피해야 한다. 비슷한 제재의 시럽약이 있다면 시럽약을 선택한다.

캡슐약의 경우 캡슐 내의 가루를 시럽제재나 다른 음식에 섞여 먹일 수 있다. 

▲ 타미플루는 독감 증상이 없어지면 끊어도 된다?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체내에 감염된 인플루엔자 증식을 충분히 억제하기 위해서는 5일간 약을 먹어야 된다.

또 바이러스는 변이를 잘 일으키기 때문에 증식이 억제되는 듯 하다가 약을 중단함으로써 체내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하기 시작하면 내성균의 출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타미플루를 복용하기 시작했다면 지침대로 5일간 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 해열제, 유효기한만 따지면 된다?
처방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해열제의 유통기한은 보통 1~2년이다.

개봉하지 않았다면 유효기한까지 사용 가능하다.

개봉했다면 되도록 15~25도에 보관하며 여름인 경우 7일 내로 상온 보관하고 폐기하거나 상온이 고온인 경우 냉장고에 보관해도 된다.

해열제의 경우 온도가 낮으면 용해도가 떨어져 침전물이 생기고 해열제 사용 전에 흔들어도 해열 성분들이 균일하게 녹지 않을 수 있어 원하는 용량을 정확하게 섭취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서늘한 곳(15~25도)에서 상온보관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병원에서 처방받아 시럽병으로 투약받은 해열제는 약 1~2주간 이내로 사용하고 기밀용기로 구입해 개봉한 해열제는 약 4주간 이내로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양은애 교수는 “아이에게 처음 약을 먹일 때 약에 대한 거부감을 가능한 많이 줄여주고 자연스럽게 먹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의 기분이나 선호도를 맞춰가면서 약을 잘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잘 먹고 나면 좋아하는 간식이나 캐릭터 스티커 등을 준비해 칭찬과 보상을 해 줌으로써 약을 먹는 것을 나쁘지 않는 경험으로 인식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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