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토종 선발 확정과 좌완 불펜과 외야 그리고 포수진 보강 절실

한화이글스가 2019 시즌에도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서는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한화이글스가 2019 시즌에도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서는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한 첫 번째 우승을 한 게 1999년이다.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지난 시즌 의외의 좋은 성적으로 암흑기를 털어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된 한화이글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계속된 실험에도 확정되지 않은 토종 선발진, 답을 찾아야 한다

어느새 2019 시즌 맞이 스프링캠프 일정이 절반을 넘어섰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3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이에 버금가는 성적 뿐 아니라 강팀으로 가는 과정에도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였다.

한용덕 감독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대목은 토종 선발 투수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용덕 감독의 입맛에 맞는 구위를 뽐내고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에 적합한 선수는 없어 보인다. 

지난 시즌부터 시작된 한화이글스의 토종 선발 투수 찾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퍼즐을 맞추지 못한다면 최강을 자랑하는 “불펜”에 어느 순간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 질과 양적으로 불펜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베테랑과 우완 일색의 불펜임을 감안하면 불안감도 떨쳐 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이유에서 한용덕 감독은 13승과 탈삼진 타이틀을 따낸 샘슨과 메이저리거 출신의 헤일과의 재계약도 마다하고 서폴드와 벨, 새로운 외국인 두 투수를 찾아냈다. 바로 선발 투수로서의 역량(이닝이터)을 최대한 발휘해 달라는 의미로 말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국가대표의 일원으로 국제대회에서 선발 에이스 역할을 하며 기대를 모았던 좌완 김범수가 피로 회복에 실패하면서 일단은 한걸음 물러난 상태인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지난 시즌 막판 부상으로 아쉬움이 있었고 군 입대가 연기 되면서 절치부심한 김재영을 필두로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좌완 박주홍이 기대주로 떠올랐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았던 김민우, 김성훈 등이 여전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기회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임팩트를 남긴 선수는 없다. 최근 박주홍이 좋은 피칭을 계속 이어가면서 한용덕 감독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을 뿐이다. 

서폴드와 벨 그리고 박주홍에 좌완 김범수가 회복되어 선발에 합류가 된다면 한 자리는 김재영, 김민우, 김성훈의 우완 경쟁이 될 것이다. 여전히 안개 속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한용덕 감독이 과연 어떤 선수에게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을 맡길지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우완 일색인 불펜에 좌완 불펜 요원 찾는 것 중요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10개 구단 중 질과 양적으로 최고를 자랑한다. 이는 지난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1위, 투수 평균자책점 3위의 원동력이었고 한화가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도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올해도 한화의 불펜은 다른 구단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다. 마당쇠 송창식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강해진 불펜이 올시즌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최강 불펜에도 “아킬레스건”은 존재한다. 바로 “좌완 불펜”이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힘을 보탰던 김범수와 박주홍이 선발 후보군으로 이동하면서 좌완 불펜진이 휑해졌다. 여기에 베테랑 박정진의 은퇴와 권혁의 전력 이탈(두산으로 이적)로 좌완 불펜의 부족은 더욱 눈에 띈다.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고 그 희망대로 선수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

물론 송은범, 이태양 등이 좌타자를 상대로도 좋은 피칭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중요한 순간에 좌완 불펜의 쓰임새는 아주 중요하다. 현재 한화의 좌완 불펜으로 활약할 후보군은 지난 시즌 군에서 복귀한 임준섭, 류현진의 동산고 후배 김경태, 2017 시즌 반짝 활약한 이충호가 이름을 내밀고 있다. 군 입대 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송창현이 아직은 제 궤도에 오르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후일을 기약할 선수임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김범수와 박주홍 중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불발되면 좌완 불펜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플랜 B”일 뿐이다. 임준섭, 김경태, 이충호가 좌완 불펜으로서 조금 더 힘을 내줘야 하는 한화의 불펜 상황이다.

외야 한 자리와 포수진의 업그레이드 절실

한용덕 감독의 승부수대로 정근우가 중견수에 자리를 잡는다면 좌-용규, 중-근우, 우-호잉의 삼각 편대가 외야를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근우가 전문 외야수 출신이 아니고 이용규의 체력적인 부분도 감안을 한다면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지난 시즌 한화이글스의 좌익수 한 자리는 무주공산이었다. 이성열, 최진행, 양성우, 백창수, 김민하, 장진혁, 이동훈, 강상원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그 누구도 승자가 되지 못했다. 올해도 이런 기류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군 라인업에 포함될 선수는 2-3명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올해는 키움에서 홍성갑이 합류해 경쟁이 더 심해졌다.

각 선수마다 장, 단점이 있기 때문에 한용덕 감독이 입맛에 맞게 기용할 수는 있지만 주전으로 활용하기에는 대부분 아쉬움이 있다. 과연 한용덕 감독이 정근우 카드와 발맞춰 어떤 외야수를 1군에서 활용하게 될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화의 또 하나의 걱정거리 포지션은 포수이다. 지난 시즌 최재훈과 지성준의 투톱 체제로 안방을 지켜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이 두 선수에게 올해도 큰 믿음을 주고 있다. 이 두 선수가 감독의 믿음에 화답한다면 한화이글스는 강팀으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역대로 포수 포지션이 타 팀에 비해 강한 팀은 아니었다. 2000년 초, 중반에 신경현, 심광호의 투톱 체제로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 이후 유망주 정범모(현 NC)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이희근, 이준수도 아쉬움이 남았다. 전략적으로 택했던 김민수(현 삼성), 한승택(현 기아)은 보상 선수로 이적을 했다. 

한화이글스의 10년 암흑기와 포수진의 약점은 궤를 같이 했다. 조인성, 차일목, 허도환 등 외부에서 영입한 베테랑들이 안방을 지켰지만 전성기는 이미 지난 후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7년 한화이글스는 내야 최고의 유망주였던 신성현을 두산에 내주고 포수 최재훈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안방을 강화하기에 이르렀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최재훈은 이내 한화이글스의 안방마님이 되었고 지난 시즌 혜성같이 등장한 지성준과 함께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화이글스의 안방 수비와 하위 타선이 강해져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최재훈은 지난해 128경기 0.262 1홈런, 27타점을, 지성준은 99경기 0.275 7홈런, 29타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가 하위 타선에서 2할 7푼이 약간 못 미치는 타율에 8홈런 56타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만약 최재훈과 지성준이 올해도 플래툰으로 활약하면서 타율 0.280에 홈런 15개, 타점 70개 정도만 올려준다면 한화이글스의 타선은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암흑기를 벗어내고 강팀으로의 도약을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9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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