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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대만 진꽈스
[104] 대만 진꽈스
  • 정승열
  • 승인 2019.02.2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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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 정승열
법무사 정승열

대만여행에서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예류지질공원, 스펀, 진꽈스, 지우펀 등 네 곳을 필수코스라고 하는데, 이곳을 묶어서 예스진지라고도 말한다(예스진지에 관하여는 2019.2.11. 예류지질공원 참조). 그 중 진꽈스(金瓜石)는 신 베이시(新北市)의 산속에 있는 광산촌이다.

이곳은 오랫동안 산간오지였다가 일제강점기에 철도공사를 하던 중 금광이 발견되면서 개발된 지역으로서 일본이 물러난 이후에도 대만정부에서 금을 캐다가가 1970년대 들어 고갈되자 폐광촌이 된 것을 1990년대 관광지로 개발했다. 진꽈스 폐광촌의 옛 모습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타이베이에서 진꽈스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거나 타이베이 역에서 동부간선인 이란(宜蘭), 화련(花蓮)행 열차를 타고 가다가 루이팡역(瑞芳站)에서 내린 뒤 역 광장에서 진꽈스행 1062번, 788번, 825번 시외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그렇지만, 시외버스는 타이베이 MRT 중샤오푸싱역(忠孝復興站) 2번 출구에서 진꽈스행 1062번 시외버스를 타면 단번에 진꽈스까지 갈 수 있어서 기차를 타고 가다가 버스로 갈아타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다.

 

2. 찐꽈스 올라가는 계단길
2. 찐꽈스 올라가는 계단길

2-1. 박물관 입구 광부식당,우국
2-1. 박물관 입구 광부식당,우국

진꽈스의 버스종점은 산중턱에 있다. 이곳에는 많은 집들이 밀집한 마을로서 중고등학교의 넓은 운동장도 있지만, 옛 광산촌을 보려면 산꼭대기까지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 우리가족은 택시를 전세 내어 예스진지의 세 번째 코스로 진꽈스에 도착했지만, 택시가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지점에서 내린 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가파른 계단을 몇 차례나 쉬었다가 올라갔다.

계단 양쪽에는 광부들이며 살았을 허름한 집들이 닥지닥지 붙어있었는데, 가파른 산중턱을 버팀목삼아 일본식 목조건물이 줄지어 세워진 것이 마치 일본의 어느 산촌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가까스로 진꽈스의 금광 입구에 도착하니, 우체국, 광부식당, 기념품판매점들이 좁은 지대를 따라서 높고 낮은 곳에 올망졸망 있다. 진꽈스에서는 황금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황금박물관(黃金博物園區), 일본 황태자를 위한 태자빈관(太子賓館), 박물관 입구에서 광부 도시락을 판매하는 쾅꽁스탕(磺工食堂) 등이 전부다. 이곳 진꽈스의 풍경은 고개 너머 지우펀과 비슷하지만, 지우펀은 술집과 상가가 흥청거리는 도시 분위기인 것과 달리 찐꽈스는 완연한 산촌의 느낌이었다. 

3. 태자빈관 입구
3. 태자빈관 입구

3-1. 태자빈관 전경
3-1. 태자빈관 전경

3-2. 태자빈관 정원
3-2. 태자빈관 정원

우리는 주변을 눈으로 스캔 한 뒤, 한 광부식당에 들어가서 진꽈스의 명물이라고 하는 광부도시락을 주문했다. 광부도시락은 광산 깊숙이 들어가서 금을 캐던 광부들이 싸들고 다니던 도시락을 흉내 낸 것으로서 광부식당에서 도시락을 주문하면 보자기에 싼 도시락을 갖다 준다. 도시락은 광부들이 먹던 것처럼 평범했는데, 도시락을 먹고 나서 보자기와 나무젓가락은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한 것은 훌륭한 아이디어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광부도시락으로 점심을 마친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왕세자가 방문한다고 해서 지었다고 하는 일본식 목조주택인 태자빈관을 들어갔다. 황금박물관 입구 왼편에 있는 태자빈관 역시 지대가 높아서 몇 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했는데, 전형적인 일본식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편에 목조 단층주택 두 채가 나란히 있고, 그 전면에 잘 가꾼 정원수와 작은 연못이 있다. 

이곳은 아마도 진꽈스에서 금광이 한창 활기를 띌 때 영빈관 목적으로 사용했을 것 같은데, 건물과 연못의 배치가 전북 군산시의 신흥동의 일본인 히로쓰 가옥(廣津: 국가등록문화재 제183호)과 많이 비슷했다. 그러나 태자빈관의 내부는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입구 왼쪽에 별채로 관리 동이 있다.

 

4-1. 광산궤도
4-1. 광산궤도

4-2. 광부 동상
4-2. 광부 동상

4-3. 광산 입구
4-3. 광산 입구

 

진꽈스 시립황금박물관의 입장료는 80대만달러(한화 약3200원)이다. 입장료는 아마도 대만  대부분의 관광지에 통일된 요금인 것 같다. 옛 금광 입구에 들어서면 채굴한 광물을 실어 나르던 협궤열차 선로가 그대로 남아있고, 협궤열차 선로를 따라가면 당시 광산 안의 공기를 순환시키는 초대형 모터가 웬만한 건물보다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공기순환모터를 지나면 전시관 왼편이 지하광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관광객들 대부분은 광산 입구 오른쪽에 지은 전시관을 찾아가는데, 전시관 1층에는 진꽈스의 역사를 잘 정리해 놓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세계에서 가장 큰 220kg의 금괴가 유리 상자 안에 전시되어 있다. 이 금의 가치가 무려 300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금을 전시하고 있는 유리박스 양쪽에 구멍을 뚫어서 사람들이 만져볼 수 있게 만들었다. 잠깐 황금덩이을 손으로 만져본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만은 이 금괴를 만지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로 너나할 것 없이 손바닥으로 금괴를 쓰다듬으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금을 넣어 둔 유리 상자 앞에는 매일 현재의 금시세로 환산하여 이 금괴의 가치를 알려주는 전자게시판도 있다. 우리가족도 다른 여행객들처럼 차례대로 줄을 지어 유리 상자 양쪽에서 손을 디밀고, 황금을 만져보며 기념사진을 한 장씩 찍었다.

5. 전시관 전경
5. 전시관 전경

5-1. 황금덩이
5-1. 황금덩이

6. 평화기념공원 전경
6. 평화기념공원 전경

6-1. 관우 사당
6-1. 관우 사당

황금박물관에서 나올 때에는 광부식당과 광산 입구로 올라가던 돌계단이 아닌 반대쪽 능선의 숲 사이로 난 오솔길로 내려왔다. 이 길은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갈 때보다 한결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 우리가 광부식당으로 올라갈 적에는 미처 제대로 보지 못했던 능선에 닥지닥지 붙어있던 집들을 한눈에 구경할 수 있었다. 진꽈스에서 한창 황금을 캘 때 광부들과 그 가족이 살았을 집들이 가파른 계단을 연립주택 혹은 단독주택 형식은 건너편 능선까지 가득했다.

이런 광산촌에서 하루 벌어 먹고살던 광부들에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심정에서였는지 마을 한가운데에는 관우 상을 모신 도교 사찰이 있다. 중국인들은 역사상 유명한 인물들을 신으로 추앙하고 있는데, 삼국지의 관우를 재물 신인 관성제군으로 모시고 있어서 장사꾼들이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관성제군 관우에 대하여는 2018.08.20. 베트남 호이안(1), 2019.01.28. 대만 용산사 참조).

그런데, 도교사찰 아래에는 2차 대전 때 패망한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축하하는 평화기념공원도 조그맣게 있었다. 마을 공원 같은 평화기념 공원의 조각들을 살펴보면서 일제강점기에 식민 지배를 받았을 그들의 모습이 동병상린으로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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