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따냐가 박 인석을 알고 있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

저는 그 사람을 장 기자님이 아시기 이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

할 말이 없었다.

박 인석씨를 알게 된 것은 김일성대학에 유학을 가서부터였습니다.”

뭐요? 김일성대학?”

, 그곳에서 그를 알게 됐고 3년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이곳으로 돌아왔지요. 한동안 그 사람과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가 나홋카에 나와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돌아온 뒤 1 년쯤 뒤였습니다.”

“........”

그는 북조선의 종합상사 주재원으로 일한다는 사실을 내게 전해왔어요. 그렇게 해서 다시 그를 만나게 됐지요. 그 후 블라디보스토크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요. 제가 나홋카에 가서 그를 본적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요?”

그런데 얼마 전 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한국에서 온 유학생 가운데 김 채린이란 사람이 있느냐고…….”

그녀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거친 전화음 사이로 얇은 소리가 명주실처럼 들려왔다.

그래서?”

나는 숨이 가빠오는 것을 느꼈다.

며칠간 계속 전화를 해왔습니다. 사람을 꼭 찾아야 한다면서, 그는 내게 채린씨에게 신세진 것이 있어 갚아야 한다고 말했을 뿐 더 이상의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있다고 말했지요.”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심하게 흐느꼈다. 연신 훌쩍거리며 코를 푸는 소리가 섞여 들렸다.

다시 말해보세요, 그래서요?”

그랬더니 그가 잠시만 자신과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었어요. 잠시만 만나면 된다고…….”

그녀는 조였던 목을 놓고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다그쳤다. 매정한 말투로 그녀의 말미를 잡아당겼다. 심문관이 한마디의 말꼬리를 틀어쥐고 숨겨진 첩보를 캐듯 나는 고삐를 조였다.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맥동이 주체하지 못할 만큼 빨라졌다. 얼굴이 불기운을 쏘인 것처럼 달아올랐다.

말해보세요.”

나는 강한 명령 투로 말을 내뱉었다.

그래서 채린을 불러냈나요. 그리고는 그 자에게 넘겨준 건가요. 채린을 그들에게 넘겨준 것이 바로 따냐 당신인가요?”

나는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일 수가 없었다.

그 말이 맞습니까. 정말?”

나는 침을 튀기며 다그쳤다. 그녀의 입을 통해 확인하고 싶다는 잔인한 본성이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그녀는 말이 없었다.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긍정하고 있었다.

이럴 수가! 이럴 수가!”

머리채가 송두리 채 날아가 버린 것 같았다. 소다수로 배를 채운 것처럼 분노가 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끓어올라 머리의 정수리를 뚫고 치솟을 것 같았다. 동공을 감싸고 있던 실핏줄이 터지며 눈앞이 침침해졌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