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수 압축 원장 유력후보 와셋 등 사이비 학술단체 10편 투고 사실 밝혀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최종 후보 선정을 앞두고 유력 후보가 사이비 학회로 알려진 와셋(WASET)에 논문을 10여편 게재한 사실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지난해 말 ETRI 원장 후보를 3배수로 압축해 심층 면접을 비롯한 인사소위원회 등을 통해 평가 중이다.

하지만 최근 원장 후보로 유력한 총장 출신 후보자가 지난해 부실학회로 지목된 와셋(WASET)에 10여편의 논문을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유력 후보자는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10편의 논문을 와셋 등 부실학회 3곳에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10개의 논문 중 7편에 달하는 논문이 대부분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과제이었거나 교육부 주관 사업 등 정부 지원 과제로 밝혀져 사안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탐사보도 매체인 뉴스타파에 의해 ‘와셋(WASET)’과 오믹스(OMICS)‘가 부실 사이비 학회로 드러나 과학기술계에 큰 파문이 일었다.

추적보도를 계기로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 대학 238곳과 정부출연연 25곳, 과학기술특성화대학 4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최근 5년간 4년제 대학 83곳, 출연연 21곳, 과학기술원 4곳에서 1317명 연구인력과 학생들이 총 1578회에 걸쳐 사이비 학술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와셋 및 오믹스에 참석한 연구자에 1회 참가는 주의·경고, 2~6회 참가는 경징계, 7회 이상은 중징계를 내리고 대학들도 이를 참고해 징계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ETRI 원장 유력후보자가 사이비 학술단체 와셋에 2009년 투고한 논문.

정부출연연구원의 원장직은 정부 직제상 차관급 대우를 받는 만큼 정부의 고위공직자 임용 기준에 준해 후보를 선정하고 원장으로 최종 선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현실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출연연 기관장을 선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경우 원장 모집 공고시 주요 업적 및 경력소개서에 최근 15년간 연구 실적을 제출받는다.

국내·외 학술지 등재 및 등재 후보, SCI 등 저널수, 특허등록 건수, 기술료 건수 및 금액 만을 기록해 제출해 사실상 사이비 학술단체 투고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공공연구노조 관계자는 “ETRI는 최정상급 연구인력이 모인 연구원으로 원장이라면 학문적이나 도덕적으로 높은 윤리수준을 요구한다”며 “1000명 이상의 박사가 모인 연구원 원장이 사이비 학술단체 투고 전력이 있다면 기관 운영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가과기술연구회는 ETRI 원장 선임과 관련해 오는 26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만약 인사검증에 의해 원장 선임이 어려울 경우 재공고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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