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가 매월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들의 업무추진비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으나 업무추진비 공개 목적인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시행된 업무추진비 사용 및 공개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충남도의회는 매월 업무추진비 사용 내용과 일시, 대상인원, 금액, 결제 방법 등을 도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내용을 살펴 본 결과 제11대 충남도의회가 출범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유병국 의장은 한달 평균 590여 만 원, 홍재표 제1부의장은 300여 만원, 이종화 제2부의장은 270여 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대부분 오찬 만찬 등의 식사비가 주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업무추진비 세부집행내역 집행내용이 '원활한 의정현안사항 등 협의관련 오찬 간담회' '의회발전방향 등과 관련해 협의하고자 오찬 간담회' 등으로 천편일률적이라는 것이다.

간혹 축의금·부의금, 직원격려, 언론인과의 간담회 등 구체성을 띤 항목도 보이지만 열에 아홉은 내용을 알 수 없는 불투명한 '간담회' 다.

도의회 상임위원장들의 업무추진비 공개 내역은 더 심각하다. 

김형도(논산2.민주) 의회 운영위원장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용은 지난 7개월 동안 모두 '의정현안 업무추진 오찬 간담회', '의정현안 업무추진 만찬간담회' 뿐이고 예외적으로 딱 한번 '의정현안 업무추진 직원격려 오찬'이 들어있다.

이 같은 상황은 이공휘(천안4.민주) 행정자치위원장, 김연(천안7.민주) 문화복지위원장 등도 마찬가지.

취임 이후 7개월 동안 공개한 업무추진비 내역이 '의정활동에 따른 오·만찬 간담회' 뿐으로 도대체 왜 공개를 하는지 모를 지경이다.

그나마 오인철(천안6.민주) 교육위원장과 김득응(천안1.민주) 농업경제환경위원장이 각각 '사립유치원 간담회 오찬', '교육청 총무과  직원 간담회 만찬', '농업인 단체 관계자와 만찬 간담회', '환경단체 간담회 다과비' 등 세부적으로 기재한 모습을 보였지만 대다수 상임위원장들의 업무추진비 공개 내역은 대동소이했다.

충남도의회의 이러한 업무추진비 공개 방식은 대전시의회와도 비교된다. 

간단하게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대전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의 업무추진비 공개 내역을 보면  '대한축구협회 임원' '문화예술인' '향토여단' '변호사 협회' '언론사 대표들' '대학관계자' '대덕구 주민' '한민· 도마시장 상인' 등 업무추진비 집행 대상이 충남도의회 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공개돼 있다. 

이와 관련 충남도의회 한 상임위원회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 포괄적으로 잡히는 공문 제목이 '의정활동에 따른...'으로 돼 있어서 그렇게 올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용만 그렇게 돼 있을 뿐이지 누구와 언제 어디서 사용했는지를 알 수 있는 영수증 내역은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상임위원회 관계자도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문 제목만 따다가 쓴 것 같다"면서 "구체성이나 투명성 확보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면 추후 홈페이지 공개시에는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의회 의회운영 업무추진비는 의장이  6300여 만 원, 제1·2부의장이 각각 3100여 만 원,  상임위원장들이 1900여 만 원이다.

'충남도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및 공개 등에 관한 규칙' 따르면  '예산집행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생략)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으로 한다'고 업무추진비 공개 목적을 밝히고 있다.  

최근 지역상담소 설치와, 공무국외연수 문제로 논란을 빚은 충남도의회가 가장 기본적인 업무추진비 공개에서는 투명성을 높이고 있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