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명예 회복에 ‘충청 판 흔들기’..정가 예의주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8일 충청권 순회 간담회에서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총리의 출마는 본인뿐만 아니라 충청권 전체 선거판을 흔들 것으로 보여 지역 정치권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8일 충청권 순회 간담회에서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총리의 출마는 본인뿐만 아니라 충청권 전체 선거판을 흔들 것으로 보여 지역 정치권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완구(68) 전 국무총리가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총리의 출마는 본인뿐만 아니라 충청권 전체 선거판을 흔들 것으로 보여 지역 정치권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 전 총리는 18일 대전시 소재 배재대 국제교류관에서 열린 목요언론인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내년 4월 21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지역구는 국민께서 용인하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늦춰 말씀드릴 것”이라며 알맹이는 꺼내지 않았다.

대전‧충남‧세종 돌며 출마 지역 저울질
민주당 단체장 실정 비판, 지역 중도 보수 ‘통합’ 시동

이 전 총리는 이날 대전시와 충남도, 세종시와 천안시에서 열린 간담회에 잇따라 참석해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지역 중도와 보수 통합에 시동을 걸었다.

지역 정치권은 그의 총선 출마 선언에 담긴 정치적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충남과 세종시, 대전시 등으로 행동반경을 넓힌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본인 출마 지역을 가늠하는 것을 넘어서 지역 선거판을 뒤흔들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전 총리는 지난 달 29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자신의 팬클럽 ‘완사모’ 창립 10주년 행사에 참석해 출마 여부를 묻는 <디트뉴스> 질문에 “총선 출마를 결심한 바는 없지만, 4곳에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충남 천안갑과 홍성‧예산, 대전 서구, 세종시를 언급했다.

대전과 충남에서는 학연 등 지역 연고를 비롯해 충남지사 시절 치적 등을 내세우고, 세종시는 충남지사 시절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하며 지사직을 던진 점을 부각시켜 지역 민심을 자극하려는 전략적‧정략적 의도가 엿보인다.

실제 그는 이날 오후 충남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포신도시 조성에 노력한 점을 강조하면서 “안희정 전 지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지사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 소속이던 안희정 도정의 실정(失政)을 맹비판했다. “내포 혁신도시 지정이 된다고 해도 채워 넣을게 없다”며 양승조 현 지사도 에둘러 공격했다.

그는 또 ‘충청대망론’을 언급하며 “충청대망론 본질은 충청인들에게 희망과 꿈,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것은 이완구가 될 수도, 다른 후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상황에 따라 직접 ‘선수’로 나서거나 ‘킹메이커’로 역할을 할 가능성 모두를 열어놓은 이중포석으로 읽혀진다.

칩거 마감 정치재개, 실추된 ‘명예회복’ 선언
한국당 “지역 보수층 활력소..‘통합’ 역할 기대”

앞서 그는 지난 2015년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3년여 법정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63일 만에 국무총리직을 내려놓았다. 그는 또 지난 2017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칩거하며 암중모색해왔다.

하지만 이날 총선 출마 선언과 정치행보 재개를 본격화하면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을 1년 2개월여 앞두고 이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분위기 반전과 함께 총선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창수 한국당 충남도당 위원장은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 전 총리가 총선 출마 선언과 동시에 여론몰이에 나서면서 한국당과 지역 보수층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당에 주어진 큰 정치적 과제 중 하나가 ‘통합’인데, 이를 위한 역할도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충청 정치권 역시 전당대회 이후 ‘충청대망론’이나 ‘지역 소외론’ 등 지역 정치적 입지에 대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 전 총리가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여권에서는 그의 출마 지역에 따른 대항마 찾기에 분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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