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5-19 12:17 (일)
고전 속 화술(4)
고전 속 화술(4)
  • 김충남
  • 승인 2019.02.20 1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충남의 인생 그리고 처세 389]

고전 속 성현이나 경세가들의 화술을 통해 격조 있는 화술의 지혜를 배워보기로 한다.

그건 저를 단 한 번도 주머니에 넣어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전국시대 말엽 진나라의 공격을 받은 조나라 혜문왕은 재상인 평원군을 초나라에 보내어 구원군을 청하기로 하였다.

20명의 수행원이 필요한 평원군은 그의 3천여 명의 식객(食客)중 19명은 쉽게 뽑았으나 나머지 한사람을 뽑지 못해 고심하고 있었다.

이때 모수(毛遂)라는 식객이 나타나‘저를 데려가 주십시오.’하고 자신을 뽑아달라고 하자

평원군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이렇게 물었다.

‘그대는 내 집 식객이 된지 얼마나 되었소?’

‘이제 3년이 됩니다.’

그러자 평원군은‘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주머니속의 송곳 끝이 밖으로 나오듯이 남의 눈에 드러나는 법이오.(囊中之錐)

그런데 내 집에 온지 3년이나 되었다는 그대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이름이 드러난 적이 없지 않소?’하고 무시하자 모수는‘그건 평원군께서 저를 단 한 번도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시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에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시기만 한다면 송곳 끝뿐 아니라 송곳 자루까지 드러내 보이겠나이다.’라고 자신있게 자기 자신을 추천하였다.

재치 있는 모수의 답변에 만족한 평원군은 모수를 수행원으로 뽑았다.

초나라에 도착한 평원군은 모수의 활약덕분에 국빈으로 환대받으면서 구원군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여기에서 모수가 스스로를 추천하였다는 모수자천(毛遂自薦)이라는 고사성어와 ‘주머니속의 송곳 끝이 튀어나오듯이 뛰어난 인물은 숨어있어도 저절로 눈에 뛰게 된다.’는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고사성어가 유래되었다.

옛날 중국의 세력가들은 몇 백 명에서 몇 천 명의 식객들을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그 식객들 중에서 자신을 도울 인재를 찾으려 하였다.

또한 출세지망생들은 권세가의 집에서 식객노릇을 하면서 세력가의 눈에 띄어 발탁되기만을 바랄뿐 이였다.

그러나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많은 식객들 중에서 주머니속의 송곳처럼 세력가의 눈에 뛰게 되는 기회를 잡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모수도 3년을 평원군의 식객노릇을 하면서 그러한 기회를 잡지 못하자 대담하게 평원군을 찾아가 자신을 써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모수가 평원군을 찾아가 스스로 자신을 뽑아달라고 할 때의 화술을 살펴보기로 한다.

평원군이 모수에게‘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마치 주머니속의 송곳 끝이 밖으로 나오듯이 남의 눈에 드러나는 법이오.

그런데 내 집에서 식객으로 있은 지 3년이나 되었는데도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이름이 드러난 적이 없지 않소?’즉 3년 동안 식객으로 있으면서 재능이 단 한 번도 눈에 뛰지 않은 것은 재능이 없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며 모수를 무시했다.

그러자 모수는“평원군께서 이제까지 저를 단 한 번도 주머니 속에 넣어주시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에 주머니 속에 넣어주시기만 한다면 송곳 끝뿐만 아니라 송곳자루까지 드러내 보이겠습니다.”즉 재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재능을 드러낼 기회가 없었을 뿐이니 이번에 기회를 준다면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보겠다는 모수의 자신감 넘치는 답변이었다.

모수의 이러한 자신감 넘치고 재치 있는 답변이 평원군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지도자에게 있어서 필수 능력은 인재를 알아보고 발굴하는 능력이다.

또한 조직원에게 있어서 필수 행운은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는 지도자를 만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만나지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평원군은 수많은 식객 중에서 모수라는 인재를 발굴하는데 3년이나 걸렸고 모수는 평원군에게 발탁되는데 3년이나 걸린 것이다.

여기서 관심 있게 보아야 할 대목은 모수는 기회가 오기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회를 찾아간 것이라는 것이다.

재치 있는 화술로서 자신의 뛰어남을 평원군에게 대담하게 어필시켰고 이에 평원군 역시 모수의 재능을 알아본 것이다. 그렇다.

세상이나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요즈음 시대는 자기P.R시대요.

자기연출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더 더욱이 냉혹한 경쟁사회에서는 재능뿐만 아니라 재능을 돋보이게 하는 능력이 절대 필요한 것이다.

자신이 재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모수처럼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화술이 필요하다 하겠다.


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인문학교육연구소

- (토요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국악방송, 고전은 살아있다, 생방송 강의 (FM 90.5 Mhz)

(매주 금요일 13시부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