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비리의혹” 제기에 대전시 ‘적극해명’
“행정절차 문제없지만, 면밀한 준비부족” 지적 

이동한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장이 안영동 인조잔디 축구장 조성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이동한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장이 안영동 인조잔디 축구장 조성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대전 안영동 생활체육시설단지 내에 조성되는 인조잔디 축구장 건설과 관련, 업체선정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지난달 말 발주처인 대전시 건설관리본부가 우수조달제품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했지만, 이 제품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이 이번 30억 원대 수의계약에 대해 ‘비리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자, 시 건설관리본부는 13일 오후 기자회견까지 열며 해명에 나섰다.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수도 있었지만 다른 자치단체 등에서 인조잔디구장 조성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질 않아 국가가 인증하는 우수조달제품을 선정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워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이란 게 대전시 해명의 요지다.

결론적으로 대전시가 우수조달제품을 선정해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방식이다. 경쟁입찰을 통해 입찰단가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관리 비용 절감과 일정한 제품성능 보장이 필요한 경우 법적으로 우수조달제품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번에 선정된 인조잔디 제품은 국가가 인증하는 우수조달제품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공실적이 낮은 생소한 방식이기에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조잔디 길이가 45㎜로 타사제품 55㎜에 비해 두께가 10㎜ 얇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이 같은 두께 차이로 안정성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최근 지역 인터넷매체 특별기고를 통해 “이번에 대전시가 선택한 인조잔디는 45㎜로 풋살장용”이라며 “여기에서 축구하다 넘어지면 충격흡수가 잘 안되어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대전시와 시공업체 설명은 전혀 다르다. 이동한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장은 “계약을 체결한 45㎜ 제품은 하단에 10㎜ 쿠션패드를 깔아 55㎜ 제품과 비교해 충격흡수에서 뒤떨어지지 않고, 충전재를 사용하지 않기에 유지 관리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계약업체인 필드글로벌 엄기석 대표도 “우수조달제품으로 특허기술까지 보유한 우리 제품의 안전성을 문제 삼는 것은 국가 조달체계 자체를 의심하는 일”이라며 “인조잔디 구장의 환경성 논란은 대부분 충전재 때문에 나오는데, 우리 제품은 충전재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성 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전시가 시공업체 선정에 신중치 못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드글로벌이 내세우고 있는 45㎜ 제품 중 시공규모가 큰 구장은 지난 연말 준공된 ‘광주FC 전용구장’ 정도이고, 그나마 이 전용구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전시 관계자의 현장 방문도 없었다.

시공사례 확인이나, 축구협회 등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소홀히 했다는 것은 대전시 건설관리본부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대목이다. 계약심의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 이행에 문제가 없었지만, 30억 원을 투입하는 결코 작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정성 시비를 미연에 방지할 면밀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대전시 건설관리본부가 최근 3년간 체결한 28개 우수조달물품 구매내역을 보면, 이번에 약 30억 원에 계약을 체결한 안영동 인조잔디 구장 조성사업이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대전중부소방서 신축공사에서 금속제 패널을 약 10억 원에 구매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5억 원 미만의 계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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