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성, '자존심' 때문에 치료 시기 놓쳐... 자살률 여성 2배
청소년 가면성 우울증 '짜증과 반항'으로 드러나

김효정 바로세움병원 신경과 원장. 사진 바로세움병원 제공
김효정 바로세움병원 신경과 원장

지난달 대졸 예정자의 기준 취업 비율은 예년보다 크게 떨어졌다.

3년 전 같은 조사에서 '정규직 취업자'는 16.9%였으나 올해 11.0%로 5.9%포인트 감소했다.

심지어 '비정규직 취업자'도 22.2%에서 10.0%로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부터 취업 준비를 해 온 주 모(27) 씨는 남들과 있을 때는 애써 밝게 지내지만 혼자 있을때면 절망감에 고통스럽다.

명예퇴직 권고를 받은 김 모(57) 씨는 소화가 안 되고 술만 자꾸 늘어간다. 얼굴로는 웃지만 마음은 지옥인 채 매일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가면형 우울증' 증세를 겪고 있다.

우울증 치료를 위해 많은 사회적 비용이 투여되고 가족들이나 간병을 해야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그 사회적  비용 손실은 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겠지' 라며 피상적으로 넘길 뿐 나 자신이 해당된다고 느끼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듯하다.

우울증은 가장 흔한 신경계 질환의 하나다.

본인의 고통뿐 아니라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사회적 비용 손실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가면형 우울증에 해당된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가면형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은 감정을 느끼거나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갖는다.

따라서 우울 장애가 발생하였을 때도 우울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우울감과 기타 정신 증상들이 무의식적으로 억압되고 환자에게는 다른 증상이 발생한다.

정신적 위축감과 의욕 없음, 후회, 절망, 자책 등이 그에 해당한다.

우울증 진단을 위해서는 다음 중 4가지 이상에 해당돼야 한다.

▲불면증 ▲흥미의 결여 ▲죄책감 ▲무력감 ▲집중력감퇴 ▲식욕부진 ▲정신운동적 안절부절 ▲자살시도 등

김효정 바로세움병원 신경과 원장은 “우울증은 부끄러워하거나 고민할 병이 아니다"라며 "보통 우울증은 여성의 전유물로 통하지만 상당수의 남성도 우울증에 시달린다. 다만 자신이 우울증이란 사실을 모르거나 애써 덮으려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족들도 알아채기 어렵고 갑자기 불면증이나 두통 피로를 호소하거나 폭음을 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면 ‘가면형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소년 가면성 우울증의 가장 큰 특징은 우울한 기분 대신 ‘짜증과 반항’이 심하다는 점이다.

우울증을 앓는 청소년은 예외없이 자신감이 저하되어 있으므로 밖에 나가서는 짜증내기도 어렵다.

특히 아침에 짜증이나 우울이 더 심한 것도 특징이다. 짜증이 지나치다 보면 말이나 행동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고 심한 반항이나 등교거부, 약물남용, 비행, 폭력 등을 보이기도 한다.

중년 남성의 우울증상은 명예퇴직, 감원, 사회적 압박감, 낮은 성취감, 인생에 대한 회의 등으로 자살률이 여성의 2배에 달하며 '자존심' 때문에 치료받을 시기를 놓치거나 술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은 게 특징이다. 

노인의 특징은 모호한 신체증상, 불면, 불안,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가성치매)의 증상이 보인다는 것이다.

김효정 원장은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는 차이점은 바로 ‘고통의 심각성’에 있다.

정상인에 비해 우울증 환자가 호소하는 고통은 훨씬 혹독하고 잔인하며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울증 환자의 특징적 사고방식
- 내 탓이다.
- 앞으로도 영원히 잘 안 풀릴 것이다.
- 온 세상이 다 부정적이다.
- 이번에 잘된 일은 운일 뿐이다. 다음에는 그럴 리 없다.
- 흑백논리

◆ 우울증의 가족 대처 방법
- 시간을 가지고 격려하며 도와주면 반드시 낫는 병임을 명심한다.
- 증상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
- 환자의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주고 이해하며 공감을 하되 섣부른 충고는 하지 않는다.
- 여러가지 활동에 참여를 권하되 조급하게 강요하지 않는다.
- 자살에 대해 말한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린다.
- 치료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약을 잘 먹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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