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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지역상담소, 우려하는 이유
충남도의회 지역상담소, 우려하는 이유
  • 가기천
  • 승인 2019.02.11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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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천의 확대경] 수필가·전 충남도 서산부시장

충남도의회는 지난 1월 31일, ‘충남도의회 지역상담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재적 42명 의원 가운데 39명이 출석하여 찬성 24명, 반대 9명, 기권 6명으로 의결했다. 

주요 골자는 천안 3개소와 아산 2개소를 포함하여 나머지 13개 시·군에 1곳씩 모두 18곳의 지역상담소를 설치하고 상담사를 배치한다는 내용이다. 상담소는 지역주민의 입법·정책건의와 민원을 수렴하고, 의회 예산정책자료 등을 수집하여 도의회 상임위원회 또는 도의 관련 부서로 이송하여 처리토록 한다는 것이다. 

상담사는 관련 전문가, 퇴직공무원, 전직 의회의원 등을 상담사로 위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경기도의회에서 운영하여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소요되는 예산은 사무실 임차료와 관리운영비, 상담사 인건비를 포함하여 올해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19억 6200만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세종충남본부는 지난 1월 29일 ‘도민들의 민원 처리 일차 상대는 해당 시‧군이라며, 지역상담소 설치 운영계획은 도의원 약 2명 당 1명의 민원상담 비서를 국민의 세금을 들여 지원하는 것으로 오해받기에 충분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조례안 통과 후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 공무원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방의원, 특히 광역의원이 지역에서의 입지와 활동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기초의원처럼 주민 밀착형이 아니고, 기초자치단체에서의 입지도 만만하지 않다. 국회의원이 제도적, 인적, 물적으로 지원받는 상황과는 더욱 비교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애로를 덜어내고, 지역 주민의 민원상담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과연 그런 이유와 불가피성에 관하여 얼마나 도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일부 시‧군청에 도의원 사무실이 설치되었으나 활용 면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든 일에는 취지나 명분이 있고, 설령 그 이유가 타당하다 하더라도 과연 현실과 부합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불가피성 보다는 부정적인 면에 무게가 실린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의원보좌관제, 실효성은 의문

가기천, 전 충남도의회사무처 총무·법제담당관, 전문위원
가기천, 전 충남도의회사무처 총무·법제담당관, 전문위원

첫째, 도의원 지역상담소가 과연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에 의문을 갖는다. 주민들은 궁금하거나 애로, 건의사항이 있으면 우선 당해 지역 기초의원 또는 시군, 읍면동에 문의하거나 의견을 제시한다. 더구나 SNS의 발달로 주민이 직접 기관을 찾아 대면하여 상담‧건의하는 것보다는 간편한 방법을 이용하는 추세다.

둘째, 꼭 필요하다면 도의원 자신이 사무소를 만들고 운영하면 될 것이다. 국회의원의 지역사무소를 국회에서 설치하고 운영비를 지원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셋째, 상담사를 관련 전문가, 퇴직공무원, 전직 의원 등으로 위촉한다는 계획이라는데 과연 누가 어느 정도의 인건비를 받고 일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 이는 그동안 광역의회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의원 보좌관’의 변형일 수 있으며, 또한 앞으로 도입하기 위한 전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상담사의 신분도 모호하다. 도의원에게도 심적‧물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넷째, 천안시 3개소, 아산시 2개소와 나머지 13개 시‧군에는 각 1개소의 상담소를 설치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 또한 현실적이지 못하다. 한 시‧군이 여러 개의 선거구로 나뉜 경우 어느 의원의 출신지역에 설치할 것인가? 상담사는 누구의 추천을 받아 위촉할 것인가? 또 의원의 소속 정당이 다를 경우 운영에 문제는 없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앞으로 도의원 선거구마다 설치하여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될 것이다.

다섯째, 선출직이 아닌 상담사의 의견 또는 견해가 긍정적인 면만이 아니라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이로써 바람직한 의정활동의 제약, 의안처리의 지연, 집행부 공무원들의 업무량 증가 등을 예상할 수 있다.

여섯째, 상담사의 기능상 주민의 의견을 듣고 이를 도의원에게 전달하는 수준이라면 그 효과 면에서 의문되고 이는 주민들의 실망과 무용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도의원이 주민의 대표로서 효과적인 의정활동을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물론 도의원이 지역에서 활동하는데 어려움과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지역상담소가 이러한 이유들을 수용하기 위한 나름 방안의 하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명분과 기대되는 성과 면에서 설득력은 약하고 우려가 크다. 보다 현명한 조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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