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전방문의 해’다. 앞으로 3년 뒤부터 연간 1000만 명이 찾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게 대전시 목표다. 현재 연간 방문객이 350만 명 정도임을 감안할 때 쉬운 일은 아니다. 갑자기 관광객을 늘리는 것도 힘든 일이다. 장기적으로 관광객을 늘려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전만이 갖는 상품을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 하고 있거나 대전에서 먼저 개발해도 다른 지역에서 금방 따라 할 아이디어라면 장래성이 없다.

대전에 그런 조건에 걸맞는 상품이 없지는 않다. 대전시 중구 안영동 뿌리공원도 그 중 하나다. 뿌리공원 축제는 한동안 정부 지원을 받았으나 올핸 정부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작년 행사 때 태풍이 불 때 무리하게 진행한 점 등이 탈락의 원인으로 지적받았다. 이런 점은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다.

뿌리공원의 진짜 문제는 컨텐츠 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안선영 중구의원은 지난주 중구의회에서 “해마다 (뿌리공원) 축제 이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컨텐츠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렇다 할 콘텐츠가 없다면 뿌리공원은 ‘성씨 조형물’로 꾸민 단순한 시설에 불과하다. 대전 말고는 전국 어디에도 없다는 점 말고는 내세울 게 없다.

현재는 그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걸 바꿔야 한다. 뿌리공원은, 소재가 누구라도 관계가 있는 ‘조상’즉 ‘뿌리’라는 점에서 인문학적 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뿌리’는 학생들의 효와 인성교육에도 좋은 교육상품이 될 수 있다. 이런 방향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면 관광과 교육의 일석이조 효과를 내는 공원으로 만들 수 있다.

대전에는 족보 출판에서 전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회상사’가 있고, 뿌리공원 안에는 족보박물관이 있다. 모두 ‘뿌리’와 연계된 기관이다. 뿌리공원과 연계시켜 개발하면 훌륭한 관광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소중한 자원이다. 관광객이 연중 끊이지 않는 전주 한옥마을의 인기는 전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말해준다. 한옥에 살고 싶지 않은 사람도 구경은 해보고 싶다. 그 마음을 사로잡은 게 한옥마을이다. 뿌리공원도 그런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앞으로는 명절 때 집안에서조차 뿌리를 언급하지 않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그런 신세대들에게 전주 한옥마을처럼 인기를 끌 수 있는 ‘뿌리상품’을 만들어 선물해줬으면 한다. 대전 관광에 큰 도움이 될 건 불문가지다. 뿌리공원은 중구가 관리를 맡고 있으나, 대전시와 중구가 협조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봤으면 한다. 그런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정부 지원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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