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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발생한 가정폭력, 국민청원에도 솜방망이 처벌 여전
'또' 발생한 가정폭력, 국민청원에도 솜방망이 처벌 여전
  • 강안나 기자
  • 승인 2019.02.08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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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벌어지는 존속폭행·가정폭력 범죄에도 솜방망이 처벌
'강서구 아파트 주차장 살인사건' 비극 가해자는 가정폭력을 일삼아 온 父
여성부, 국민청원에 대책 내놨지만 사법부 미온적 판단 잇따라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 피해자의 자녀가 친부의 사형 선고를 청원한 게시물에 21만 여 명의 국민이 응답했다.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 피해자의 자녀가 친부의 사형 선고를 청원한 게시물에 21만 여 명의 국민이 응답했다.

'또' 존속폭행이 발생했고, ‘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을 겪고도 가정폭력에 대한 사법부의 대처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대전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박병찬 부장판사)는 배우자와 자녀를 폭행하고 특수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동일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8월께 음주 후 귀가한 배우자를 추궁하며 싱크대 문을 향해 부엌칼을 3회 집어던지는 등 특수협박을 하고 같은해 11월 중순께 '굳은 찐빵'이 든 봉투를 배우자에게 집어 던지며 욕설을 하는 등 목과 턱 부위에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뿐만 아니라 A씨는 미성년자인 자녀 두 명을 마대자루·전기청소기 봉 등으로 때리거나 걷어차는 등 여러차례에 걸쳐 폭행을 저지르고, "아내를 때리는 행위를 말린다"는 이유로 자녀들을 때리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아내를 향해 던진 것은 '굳은 찐빵'이 아니라, '부드러운 찐빵'으로 3주 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했다고 할 수 없다"며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아내와 미성년자 자녀들을 폭행하고 아동복지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B씨는 지난해 2월 1일 오후 1시 30분께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우자에게 폭행을 행사하고 깨진 그릇 조각을 들이밀며 "죽여버린다"고 협박했다. 또 생후 8개월 된 친딸을 거실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등 아동에게 신체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술을 그만 마시라는 70대 아버지를 폭행해 전치 8주의 상해를 입힌 아들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가정폭력에 대해 법원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다시금 피해자들 곁으로 보낸 셈이다.

이처럼 가정폭력이 점차 확대되고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0월 발생한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은 이런 가정폭력의 전형적인 사안들이 고스란히 드러난 비극이다. 20여 년간 지속된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이혼한 여성이 전남편 김종선(50)씨에 의해 살해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망한 피해자 자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 가해자 김종선
사망한 피해자 자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 가해자 김종선.

사망한 피해자의 딸이라고 밝힌 자녀 일동은 "수 차례 경찰에 신고했고, 김 씨에 대해 접근금지 조치까지 내려진 상태였다"며 허울 뿐인 제재를 한탄했다.

이들은 친부의 사형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을 진행해 21만 4306명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심형섭 부장판사)가 김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자 "출소 후 보복이 두렵다"며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해자의 사진,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찰이 항소한 이유다.

기존에 가정폭력은 '가정 내의 문제'로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져 왔지만 시대가 변화한 것에 발맞춰 가정폭력이 심각한 범죄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국민적 여론이다. 이를 위해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됐다.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과 관련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자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가정폭력 112 신고 건수가 지난 2017년 27만 9천건으로 집계됐으나 이는 실제 가정폭력 발생의 1.7% 수준이다. 가해자 구속률은 0.9%에 불과하고 가해자의 재범률은 9%에 이르고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여성가족부는 ▲피해자 안전 및 인권보호 ▲가해자 처벌 및 재범방지 ▲피해자 자립지원 ▲가정폭력 예방 및 인식개선 등 4가지 영역을 내세워 가정폭력 범죄 처벌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가해자는 엄정한 처벌을 피해가고, 피해자는 가해자의 '재범'을 두려워하고 있다.

비극의 가능성을 지닌 존속폭행·가정폭력 범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느 때보다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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