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농성 중인 교육청 로비 방문...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예지중고 학생들, 반발하며 시의회 회의실 찾아가 항의
정기현 교육위원장 "교육청, 지원금 중지 안하면 예산에서 삭감하겠다"

예지중고 재학생이 시의회에서 눈물의 호소를 하고 있다. 사진 정인선 기자
예지중고 재학생이 시의회에서 눈물의 호소를 하고 있다. 사진 정인선 기자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예지중고 만학도들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철수를 요청했다. 예지중고 만학도들은 설 교육감의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대전시의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설 교육감은 25일 오전 9시 10분 수행원들과 교육청 로비로 내려와 예지중고 학생들과 만났다. 설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농성중인 만학도들에게 "여기는 공교육 기관이다. 부탁 말씀 드린다. 미안하지만 여기서 철수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예지중고 학생들은 "경찰 불러서 내쫓아라", "대책이나 세우고 나가라고 하라"는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크게 반발했다. 학생들과 설 교육감의 대치는 수 분 간 이어졌다.

설 교육감이 자리를 뜨자 예지중고 학생들은 회의 중인 시의회로 향했다. 교육위원들을 찾아가 "예지중고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눈물의 호소를 했다.

70대 재학생은 "졸업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간판이라도 읽고 살고 싶어서, 이제라도 배우려고 온 것이다. 교육청 앞에 천막이라도 쳐 달라. 우리가 난로 사고, 청소하고, 공부 환경 만들어 공부하겠다"라며 학습 대체 공간 마련을 촉구했다.

예지중고 만학도의 하소연을 들은 정기현 대전시의회 교육위원장은 교육청을 상대로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정 위원장은 "40, 50년 전에는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고 형제가 많아서 여자는 교육의 기회가 없었다"며 "'여고' 진학이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평생 교육세 내고, 자식들만 가르치다가 '못 배운 한'으로 이제와서 수업료 내며 교육혜택 좀 받아보겠다고 배움터로 가신 분들께 이런 상황이 일어났다"고 침통해했다.

이어 "교육청은 예지중고의 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보조금 지원 중지를 교육청에서 시행하지 않는다면 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하겠다"며 "설 교육감은 '철수' 발언을 해서는 안됐다"고 설 교육감의 행동을 꼬집기도 했다.

한편 예지중고 학생 및 해직교사들은 해임된 예지중고 교사들의 복직 등을 요구하며 대전교육청 현관에서 10일 째 농성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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