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세종 시민들에게 바다를 선물하자.”
참으로 엉뚱한 발상이다. 하지만 일견 생각하면 신선하다.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이 연초 CEO포럼에서 한 제안이다. 
대전. 세종은 내륙에 위치한 도시다. 주변을 둘러봐도 바다와는 거리가 멀다. 바다를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전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는 서해안이다. 그 가운데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보령이다. 대천해수욕장으로 더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령까지의 거리는 만만치 않다. 대전에서 보령 오천항까지 내비게이션은 122㎞를 가리킨다. 소요시간은 1시간 42분. 대전에서 공주를 거쳐 보령으로 가려면 이정도 시간은 양호하다. 출퇴근시간대나 휴가철이면 2시간 이상 걸린다. 

남해안은 더 멀다. 경남 사천에 있는 삼천포항은 200㎞에 2시간 17분이 소요된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한동안 대전 사람들이 많이 갔다. 삼천포가 대전 특수를 누릴 지경이었다. 최근 대전-영덕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시민들이 찾고 있는 동해안도 비슷하다. 경북 영덕 강구항까지 207㎞에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소요시간과 거리로 보면 대전이 내륙의 한가운데쯤 된다.

이런 내륙에 어떻게 바다를 선물할 수 있을까.
김 회장의 제안은 기발하다. 보령까지 직선 고속도로를 뚫자는 것이다. 대전과 세종의 가운데쯤을 깃 점으로 보령까지 직선 고속도로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이렇게 하면 대전에서 보령까지 65㎞면 가능하다. 세종에서는 75㎞다. 제 속도로 달려도 30-4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대전 도심을 가로지르는데 걸리는 소요시간보다 짧다. 세종까지 가는 시간이면 보령 앞 바다에 갈 수 있다.

대전 - 보령 간 직선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효과 (자료제공 = 타이어뱅크(주))
대전 - 보령 간 직선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효과 (자료제공 = 타이어뱅크(주))

대전과 세종 가까이 서해안이 다가오는 것이다. 안될 일도 아니다. 이렇게 되면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대전과 세종이 바다와 가까이 있다면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선 물류비용이 떨어질 수 있다. 인천공항 가는 길도 짧아질 게다. 대중국교역의 활성화는 물론 레저문화의 향상 등 손으로 헤아릴 수 없는 효과가 있다. 
대전. 세종만 좋은 것이 아니다. 보령을 비롯한 인근 서해안은 상상이상의 효과가 있다. 보령은 대전 150만과 세종 향후 50만의 배후도시가 생긴다. 가운데 걸쳐있는 공주나 청양도 낙수효과를 볼 수 있다. 게다가 청주 65만까지 배후도시로 만들 수 있다면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일 것이다.

직선고속도로가 다른 나라에는 없을까.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독일의 아웃토반이다. 우리가 알기에는 무제한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도로로 알고 있다. 하지만 본 의미는 최고 장거리 직선고속도로다. 직선 고속도로여서 무제한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을 여행해도 종종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오리건주에 전장 250㎞의 전기차 전용 직선고속도로를 개통했다는 보도가 있다. 사례는 즐비하다.

기술력도 충분하다. 우리나라 토목 기술로 못할 것은 없다. 터널을 뚫고 지상 지하를 관통하는 방식으로 직선 고속도로를 만든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KTX를 생각하면 쉽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예산이다. 분명 많은 예산이 소요되므로 만만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지역 정치인들이 합심해서 풀면 못 풀 것도 없다. 대전과 충남이 함께하고 충청권 전 지역민들이 원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까지 없는 직선고속도로를 충청권에 만든다면 지역경제에 활로가 열릴 것이다. 나아가서는 국가의 융성에도 도움이 된다. 물류의 빠른 소통이 경제효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제안이 생뚱맞은 생각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특히 지역 정치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차원에서 충청권 지역민들의 처진 어깨를 추서려 주기 위해서라도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온 국민의 희망을 위해서도.... 

이광희 대기자. 디트뉴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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