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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국외 연수’ 이렇게 하자
지방의원 ‘국외 연수’ 이렇게 하자
  • 가기천
  • 승인 2019.01.16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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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천의 확대경] 수필가·전 충남도 서산부시장

최근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공무 국외연수 과정에서 보여준 '추태'가 국민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일로 지방의회의 무용론이나 심지어 지방자치 폐지론까지 부추기고 있다. 지방자치 확대나 지방의 자율성보장이라는 정책방향을 흔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또한 크다. 더욱이 자율과 자치는 그것을 감당할 만한 준비와 책임감, 윤리의식이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 지방자치는 ‘아직 멀었다’라는 빌미에 얼마나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지방의원의 국외연수는 의원들이 선진문물을 체험하며 견문과 시야를 넓혀 지방자치에 접목시킨다는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곤 하는가? 이유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나가고 있음에도 ‘연수’가 아니라 ‘여행’이나 ‘외유’로 비쳐지고 간혹 일탈된 행동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번 연수는 지방재정 운용에 자율성을 확대한 정부 방침에 따라, 지방의회가 의회 전체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대부분 국외여비 예산도 늘린 가운데 일어났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지방의 자율성을 보장해준다는 정책이 자칫 방만한 운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실증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점에서 심각하게 보아야할 일이다. 어느 나라를 갔다 오든 제대로 ‘연수’만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모범적인 사례는 손꼽을 만큼에 지나지 않았다.
 
지방의원 연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와는 거리가 멀다. 우선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외연수를 제대로 맡아 할 수 있는 전문연수기관이 많지 않다. 이러다보니 대부분 여행사를 통하여 여행사가 운영하는 패키지 여행일정에 몇 곳의 공공기관 또는 현장 방문을 끼워 넣는 형태로 스케줄이 짜여 진다. 아울러 방문국의 언어에는 서툴고 풍토가 낯선 외국에서 단시일에 무엇을 얻는다는 것은 뜻한 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기관방문에 가이드나 상사 주재원, 유학생이 통역을 맡을 경우, 전문용어를 이해하지 못하여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뻔한 내용이나 빗나간 질문, 무관심으로 귀중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연수라는 명목과는 달리 외유라는 비판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지를 방문하다 보면 “한국에서는 왜 똑같은 것을 보려고 ‘비슷한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느냐?”며 의아함과 아울러 비아냥거리는 사례까지 있다.

역사는 큰일을 겪은 후에 변화하고 발전하는 계기를 맞곤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도적인 개선과 아울러 의원들의 자각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가지 말라는 것이냐?’라는 말이 나올 만큼의 확실한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 지방의원의 국외연수제도 자체에 대한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

해외 연수, 행정안전부 명확한 지침 마련해야

우선 행정안전부의 명확한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 언뜻 자율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으나, 이 사안은 전국적인 사항으로써 어느 정도 표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수’라는 용어 대신 ‘방문’이나 ‘견학’으로 바꾸는 것이 현실에 가까울 것으로 생각한다. 

해당 지방의회 자체로 운영하는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를 구성부터 심사까지 모든 형식과 절차를 실질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우선 위원회 구성은 현재 위원 수를 대폭 증원하고, 법조, 언론, 학계, 경제, 시민단체 등 각계에서 추천을 받아 선정하도록 하며, 일부는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모토록 한다. ‘셀프심사’를 방지하도록 위원에 지방의원은 제외하여 심의에 일절 관여할 수 없도록 하여야 하며, 의원과 공무원은 계획 설명과 답변만 하도록 하고 심의·의결 시에는 퇴장하도록 한다. 

가기천, 전 충남도의회사무처 총무·법제담당관, 전문위원
가기천, 전 충남도의회사무처 총무·법제담당관, 전문위원

심의자료는 구체적인 연수목적과 방문지역 또는 기관에서 견문하거나 질문할 내용을 제시토록 한다. 즉 국외연수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도 가능한지, 단순한 시찰이나 견학 등으로 볼 수 있는지, 목적 수행에 필요한 국가 또는 기관인지, 인원과 기간은 적정한지, 경비는 기준에 맞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현지 통역은 누가 담당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챙겨야 한다.

또한 연수단에 동행하는 공무원 인원은 적정한지, 공무원의 임무는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토록 하되, 연수단 의원 수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할 필요가 있다. 연수계획은 심의완료와 동시에 회의록과 함께 해당 자치단체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한다.

연수결과보고서도 형식적이고 내용이 부실한데다 사후 활용도가 미흡한 것도 비판받는 원인의 하나이다. 보고서는 일정별, 방문지별로 구체적으로 작성하되, 의원 개개인의 연수 내용과 소감을 빠짐없이 포함하여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한다. 아울러 심의위원, 관련 기관·단체, 주민 등이 참석하는 ‘연수보고회’를 반드시 갖도록 하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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