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된 언론 소통창구 ‘일원화’..업무량 및 효율성 질문에 ‘웃음’ 답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자료사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자료사진

청와대가 최근 2기 참모진 인선에 나서면서 대(對) 언론 소통창구를 대변인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민소통수석과 대변인, 춘추관장 등으로 분산했던 업무에 효율성을 기한다는 취지이다. 이를 두고 기자들 사이에서는 대변인이 힘을 받게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앞서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첫 상견례를 겸한 오찬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향후 대언론 소통 방침을 전달했다.

윤 수석은 “(언론 소통) 창구가 일원화돼야 된다는 목소리가 많아 대변인으로 창구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제가 필요한 부분은 설명드릴 수 있겠지만, 기본적 원칙은 대변인이 모든 창구라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대변인보다 아는 게 더 많은 것도 아니고, 약간 다른 언론 정책 부분들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돌아가는 팩트 자체는 공유하기 때문에 대변인에게 물어봐 달라”고 했다. “그 외 나머지 잡다한 것들을 저한테 전화 주면 자는 시간과 회의시간만 빼고는 언제든지 다 말씀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청와대는 윤영찬 전 소통수석과 권혁기 춘추관장, 김의겸 대변인이 각각 언론과 소통하면서 창구 일원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 예로 오전 9시께 춘추관장이 문재인 대통령 일정을 브리핑하고, 오전 11시 김의겸 대변인이 별도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렇다보니 중복되는 내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김 대변인은 한때 조간 보도 관련 브리핑을 오전 6시 30분에 진행하기도 했다.

일부 기자들은 춘추관장과 대변인의 ‘파워게임’을 거론하는 등 뒷말도 있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또 중요한 현안 문제가 생기면 기자들은 윤영찬 수석에게 연락하는 사례가 빈번하면서 업무 영역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였다.

하지만 2기 참모진이 들어서면서 김 대변인에 언론 소통 창구를 일임하면서 청와대와 기자단은 소통과 업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지난 9일부터 ‘현안 질문 전용’ 단체채팅방을 개설해 관련 기자들 문의사항을 접수한 뒤 답변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채팅방 공지를 통해 “일정 및 춘추관 행정과 관련해선 기존 춘추관이 운영하는 단톡방을 이용 바란다”며 “개별질문은 대변인과 부대변인에게 문의 바란다. 개별 질문에는 가급적 개별적으로 답변하겠지만, 그 성격이 공통질문이면 다같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다 내실 있는 질의응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기자들의 협조를 구했다. 기자들 사이에선 “김 대변인 입장에선 그간 자신의 고유 영역을 침해 받는다는 생각을 가졌을 수 있다”며 “요즘 김 대변인 얼굴이 많이 편 것 같다”는 농담 섞인 이야기도 주고받고 있다.

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변인실 업무량과 대변인이 직접 체감하는 업무효율성이 어느 정도인지 묻는 <디트뉴스> 질문에 “따로 말씀 드리겠다”며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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