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투수 적응, 토종 선발 발굴, 불펜 깊이 강화

한화이글스가 2019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수진의 조직력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한화이글스가 2019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수진의 조직력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로 2018 시즌을 시작한 한화이글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초대 받았다. 정규 시즌 144경기에서 77승 67패(승률 0.535)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지난 2017 시즌(61승) 보다 16승을 더 거둔 것이고 승률(0.430)은 무려 1할을 끌어올린 것이었다. 승패 마진은 지난 시즌 -20에서 +10으로 “대반전”을 이루었고 당당히 3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한 첫 번째 우승을 한 게 1999년이다. 정확히 20년 전이다. 지난 해 좋은 성적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된 한화이글스. 과연 2019 시즌을 맞아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3주에 걸쳐 짚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투수진의 안정”이다. 두 번째는 “타격의 부활”이다. 마지막 키워드는 “젊은 선수들의 육성과 성장”이다. 이번 주에는 첫 번째 과제인 “투수진의 안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외국인 투수 교체로 승부수 던진 한화이글스, 리그 적응이 변수될 듯

한화이글스는 2018 시즌을 맞아 외국인 투수도 육성에 포커스를 맞춰 젊고 건강한 투수를 선택했다. 최근 한화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선택은 비싼 몸값에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명성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 선택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팀은 전력 강화를 위한 중, 장기 발전 로드맵을 기획했고 외국인 투수도 그에 맞는 선수를 선택하였다. 

그렇게 선택된 젊고 건강한 외국인 투수는 우완 샘슨과 좌완 휠러였다. 시즌 초반 두 선수는 퇴출 위기를 맞을 정도로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로테이션은 거르지 않고 등판을 이어갔다. 이에 샘슨은 부침은 있었지만 에이스로 발돋움하며 한화이글스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13승) 기록을 갈아치움과 동시에 리그 탈삼진 타이틀을 따낼 정도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휠러는 한화의 좋은 성적으로 인한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으로 헤일로 교체되기는 했지만 한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선발 마운드를 지켜줬다.

예년 같았으면 샘슨 정도는 재계약을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선택은 변화였다. 2018 시즌을 의외의 성적을 거두며 마무리했기 때문에 더 높은 곳을 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선발 투수진이 부족한 한화 마운드에서 이닝 이터로서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서폴드와 벨. 이 두 선수에게 거는 기대는 예년에 비해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서폴드와 벨, 두 외국인 투수가 어떤 피칭을 하느냐에 따라 한화이글스의 2019 시즌의 성적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토종 선발진이 부족하고 두터운 중간 불펜진 활용이 가능한 한화이글스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수가 등판할 시 최소 6이닝을 버텨주면 마운드 싸움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게 된다. 그런 이유로 한화이글스는 과감하게 서폴드와 벨을 선택한 것이다.

문제는 적응이다. 샘슨도 시즌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엄연히 한국 리그는 미국과 다르다. 그리고 일본과도 다르다. 경기장 문화에서부터 스트라이크 존 그리고 환경까지 모든 것이 독특하기 때문에 어떻게 적응하냐가 그 선수가 가지고 있는 역량 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토종 선발 투수 발굴이 관건, 4-5명이 최종적으로 경쟁할 듯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이후 한화이글스의 토종 선발 투수는 없었다. 즉, 한 경기를 책임져 줄 수 있는 믿을만한 토종 선발 투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2018 시즌을 맞아 전략적으로 토종 선발 투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경험도 쌓게 하는 좋은 그림이 그려졌다.

2019 시즌은 한화이글스의 미래에 정말 중요한 시즌이 될 전망이다. 과연 한화이글스 마운드의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토종 선발 투수를 만들어내느냐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후보군은 많다. 경쟁에서 이기는 선수가 바로 기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미 게임은 시작됐다. 과연 스프링캠프에 이름을 올리고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받을 선수가 누구일지 궁금해진다.

지난해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 투수 코치에게 눈도장을 찍어 올시즌 선발 마운드 후보군에 오른 선수는 장민재, 김진영, 김민우, 김범수, 김성훈, 박주홍, 김진욱 등이다. 장민재를 제외하면 5년 차 이내의 젊은 선수들이다. 여기에 군입대를 준비했던 사이드암 김재영이 1년 연기를 선언하고 팀에 복귀했고 군에서 제대한 송창현도 강력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각 선수 마다 장, 단점이 있기 때문에 현재 어느 선수가 유력하다는 판단은 섣부른 이야기가 된다. 다만,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최대한 지우려는 노력이 이루어질 때 토종 선발진에 합류가 가능할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선발 자원이 다양해지고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옥석을 가려서 진주로 만들어야 할 시점이 됐다.

불펜의 깊이 강화로 최강 불펜 명성 이어갈 듯

2018 시즌 한화이글스는 불펜의 팀이었다. 신의 한 수는 송은범, 안영명, 이태양 등의 선발급 선수들의 불펜 전환이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수”를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 투수 코치가 이루어냄으로써 그 변화가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한화이글스의 불펜진은 올시즌에도 지난 시즌과 별반 다를 게 없이 운영될 것이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불펜진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지난 시즌 대활약한 불펜진이 올시즌에도 똑같은 활약을 하리라는 보장을 100%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시즌 보다 더 다양하고 강력한 불펜진이 구성될 것은 확실하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송은범, 안영명, 이태양으로 이어지는 선발급 불펜에 신예 박상원 그리고 정우람의 마무리가 중심이 된다. 여기에 지난 시즌 좋은 경험을 한 사이드암 서균이 한 단계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이고 부상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원조 불펜 멤버 불꽃 투혼의 권혁과 송창식이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선발로 기용이 됐던 윤규진까지 불펜진에 합류가 예상이 되고 군제대 이후 본격적인 풀타임 시즌을 맞이할 좌완 임준섭도 강력한 불펜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선발 경쟁에서 밀려난 선수들까지 불펜에 합류가 되면 그야말로 질적, 양적으로 차고 넘치는 불펜진이 구성이 된다.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중반 이후 다양한 불펜 카드로 강력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불펜진이 탄탄한 한화이글스가 선발진만 제대로 구성된다면 2019 시즌은 더 높은 곳을 향해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암흑기를 벗어내고 강팀으로의 도약을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9 시즌을 준비할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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