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그릇국밥(대전시 서구 둔산동 법원 정문 앞)

약탕기에 다리는 보약육수 비결, 돼지국밥 국물 맛의 기준 새로 쓴 보약국밥
착한가격 5천900원, 졸데기수육, 소곱창전골, 보약국수 등 인기

허연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뚝배기. 한국 사람치고 뜨거운 국물과 그 구수한 국물에 말아먹는 국밥 한 그릇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돼지국밥은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일품요리이다. 요즘으로 치면 한국식 패스트푸드이자 혼자서도 당당하게 먹을 수 있는 혼밥의 대표 메뉴이기도 하다.

돼지국밥은 부산과 밀양, 대구 등지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대전에서 보약국밥이 탄생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약국밥
보약국밥
보약국밥
보약국밥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법원 정문 앞에 위치한 ‘백그릇국밥’은 희석식 조리가 아닌 제대로 끓여 제대로 맛을 보약육수로 그동안 가지고 있던 돼지국밥의 이미지를 확 바꾼 국물 맛의 기준을 새로 쓴 돼지국밥전문점이다.

국밥집하면 연상되는 분위기가 아니라 현대식 인테리어로 깨끗하다. 작은 매장이지만 먼저 입구에 들어서면 건강 차 코너가 반긴다. 옥수수, 맥아, 둥굴레 등 몸에 좋은 약재로 끓인 한국식 블렌딩차로 식전, 식후에 따뜻하게 마실 수 있다. 하지만 개인물병에 담아가도 좋다는 문구가 이채롭다.

보약국밥은 취향에 따라 먹을 수 있게 국과 밥이 따로 나오는 따로국밥. 맛의 비결은 국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육수를 끓여내는 방법에 있다. 100인분 분량의 육수를 보약같이 약탕기 2개로 200인분을 끓여내는 게 특징. 100% 돼지사골과 황기, 엄나무를 비롯한 각종 한약재 15가지 재료를 넣고 24시간 우린다. 이렇게 약탕기로 보약처럼 정성스럽게 우린다고 해서 보약국밥으로 불린다.

얼큰보약국밥
얼큰보약국밥
얼큰보약국수
얼큰보약국수

재래식 약탕기로 조리하면 재료에 열이 천천히 가열되어 급격히 끓는 것을 방지하여 맑고 청아한 국물을 만들어 낸다. 또 영양분의 급격한 손실을 막고 수증기가 공기 중으로 증발되지 않아 재료의 향과 맛 그리고 유효성분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전통 탕반의 정통적인 기법과 젊고 유연한 감각이 만나 정직하면서도 현대적인 국밥이 탄생했다. 가격도 5900원으로 착하다.

보약 같은 육수에 얇게 슬라이스 친 돼지고기와 은이버섯(흰목이버섯)을 푸짐하게 넣고 부추를 고명으로 얹어 놋그릇에 담아 손님상에 낸다. 걸쭉하고 텁텁한 기존 국밥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맑고 진한 육수가 잡내 없고 깔끔하다. 맑다보니 갈비탕 맛도 살짝 묻어난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최근의 미식 트렌드에 따라 기존 돼지국밥의 이미지를 탈피하여 순대 대신 수육을 뽀얗고 하얀 국물 대신 맑고 깔끔한 국물을 담아 담백하면서도 속 편한 국밥이다. 아침에 찾으면 계란프라이가 서비스로 나온다.

졸데기수육
졸데기수육
소곱창전골
소곱창전골

보약대신 국밥 한 그릇.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최근 미식 트렌드에 맞춰

이 때문에 평소 돼지국밥을 즐겨 찾지 않던 사람도 보약국밥만큼은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맛있게 먹는 방법은 국에다 밥을 말아 파김치를 얹어 먹어도 색다른 맛을 준다. 특히 고기는 특제 담북장에 찍어 먹는 맛이 괜찮다. 부족한 파김치, 겉절이, 담뿍장, 고추장아찌 등은 셀프 바를 이용하면 된다.

기름기 없는 사태 앞다리 살을 사용해 만든 쫄데기 수육도 일품. 돼지 졸데기 살을 간장과 한약재, 향신채 등을 넣고 2시간 정도 족발 삶는 것처럼 삶아낸다. 그래서 그런지 족발과 수육의 중간 맛이 난다. 처음에는 비게 살이 쫄깃하게 씹히다 부드러운 살코기와 절묘하게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식감이 굉장히 쫄깃해 술안주로도 좋지만 보약국수와 함께 먹어도 좋다.

샐프 바
샐프 바
상징적으로 천정에 약탕기가 진열되어 있다
상징적으로 천정에 약탕기가 진열되어 있다

소곱창전골도 찾는 사람이 많다. 예로부터 고기가 귀하던 시절 서민들의 열량을 보충해주던 곱창은 현대에 들어서도 그 인기가 여전하다. 사실 곱창전골은 혼자 먹어서는 맛이 덜하다. 여럿이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먹어야 제 맛이 난다. 보약육수에 소 곱창을 비롯해 은이버섯과 미나리 등 각종 채소와 특제양념장을 넣고 손님상에서 끓여서 먹는다.

걸쭉하게 끓여진 전골은 얼큰한 것이 푸짐하다. 보글보글 끓는 전골에 맛있게 익은 곱창을 입에 넣고 살살 씹으면 고소하게 흘러나오는 곱의 풍미가 그만이다. 곱이 많아 씹으면 씹을수록 부드러워 식사메뉴도 좋고 술안주나 속 풀이 음식으로도 좋다.

약탕기
주방에서 육수 다리는 약탕기
문진현 대표
문진현 대표. 우송대 외식조리학부를 졸업하고 각종 국내외요리대회에서 수상경험이 풍부하다. 오너셰프로 이태리국시를 시작으로 반갱, 연어마켓 등 외식브랜드 메뉴를 직접 개발해 6년 째 운영해온 외식경영전문가.

우송대 외식조리학부 졸업한 문진현 오너셰프 이태리국시, 반갱, 연어마켓 등 이어 창업
전통 탕반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간편함과 편안함을 더한 신개념 간편식

백그릇국밥은 청년창업의 주역 셰프공간컴퍼니 문진현(31) 대표가 지난해 11월 창업했다. 문 대표는 2013년 우송대 외식조리학부를 졸업하고 각종 국내외요리대회에서 수상경험이 풍부하다. 오너셰프로 이태리국시를 시작으로 반갱, 연어마켓 등 외식브랜드 메뉴를 직접 개발해 6년 째 운영해온 외식경영전문가다.

문진현 대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전통재래식 약탕기원리를 연구해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깔끔하면서도 속이 편안한 국물 맛을 찾아냈다"며 “백그릇국밥은 전통 탕반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간편함과 편안함을 더한 신개념 간편식으로 한식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4시간 영업을 하고 시청역 5번 출구 3분 거리인 대전 서구 둔산로137번길 22에 위치해 있다.

백그릇국밥 전경
백그릇국밥 전경

국밥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국밥 하면 조금 올드한 분위기를 생각할 수 있다. 이제 그런 편견을 깨버린 국밥의 신흥강자, 백그릇국밥으로 가보자. 보약대신 국밥 한 그릇이란 말이 와 닿는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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