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 지역현안 해결 등 ‘반사이익’ 기대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대통령 비서실장에 충북 청주 출신 노영민(62) 주중 대사를 임명했다. 집권 3년차를 맞는 첫인사라는 상징성으로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렸지만 이변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노 대사를 비서실장에 낙점했다. 충청 출신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충북 제천 출신인 이원종 실장(2016년 6~10월) 이후 2년 3개월여 만.

3선 의원에 주중 대사 역임, 정치‧외교 활동 폭 커
“경청으로 부족함 메울 것..실장이든 수석이든 비서일 뿐”

신임 노 실장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3선 국회의원(17대, 18대, 19대)을 지내며 지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했다. 19대 국회에서는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지내는 등 경제 분야에 안목과 전문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 실장은 또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 2017년 대선에선 조직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한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무엇보다 노 실장 발탁 배경에는 강력한 친정(親政)체제를 구축해 집권 3년차 각종 개혁과 민생‧경제 등에서 국정운영 성과를 내겠다는 문 대통령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임종석 실장은 이날 춘추관 인사 브리핑에서 “노 실장은 국회에서 다년간 신성장 산업포럼을 이끌며 만들어온 산업‧경제계를 비롯한 각계 네트워크가 강점이며, 기업과 민생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또 “춘풍추상의 자세와 각오로 기업 및 민생경제 활력이라는 국정기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임 노 실장은 인사말에서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렇다보니 두렵기도 하다. 그 부족함을 경청함으로서 메우려고 한다”며 “어떤 주제든, 누구든, 어떤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어 “제가 (청와대에)일찍 와서 몇 방을 들러봤는데,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는 글이 걸려있는 걸 봤다”며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을 줄여 춘풍추상이란 사자성어를 쓴 것 같다. 정말 비서실 근무자 모두가 되새겨야 할 사자성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장이든 수석이든 ‘비서’일 뿐인 것이다. 그것을 항상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지도편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춘풍추상은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한다는 말이다.

충청권, 이원종 실장 이후 2년 3개월여 만 ‘임명’
지역 현안사업, 국비 확보, 숙원사업 해결 등 ‘후광’ 기대

앞줄 왼쪽부터 신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앞줄 왼쪽부터 신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무엇보다 그의 출신지역인 충청권에서는 다양한 지역 현안사업과 국비 확보에 측면지원 등 ‘후광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노 실장은 4선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 등 여당 내 충청권 중진 의원들과 돈독한 교분을 쌓고 있어 충청권의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충청권은 현재 도시철도 2호선 트램과 대전권 순환도로망 구축(대전), 내포신도시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이전(충남), 충북선 철도고속화와 오송역세권 개발(충북), KTX세종역 신설 및 행정수도 완성(세종)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 중 일부는 문 대통령 대선 공약과도 연결돼 있어 지역민들은 사업의 진행속도와 처리 과정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의 추진 상황은 내년 총선에서 주요 쟁점으로도 다뤄질 공산이 크다. 다시 말해 이들 현안 사업이 지지부진하거나 더디게 진행될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지역 여권, 노 실장 정치력 여부에 총선 분위기 ‘영향’

충청권이 역대 선거마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왔다는 점으로 볼 때, 지역 여권이 노 실장에게 거는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절실할 수밖에 없는 시기이다.

아울러 지역 여권에서는 그동안 정치력 부족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숙원 사업들에 대한 ‘노영민 효과’를 내심 바라는 눈치도 엿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집권 여당 대표에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충청 출신이 임명되면서 충청권이 정치력으로 힘을 받는 분위기”라며 “중앙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을 해 줄 조력자가 생겼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라고 반겼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내년 총선 출마 준비로 사퇴한 한병도 정무수석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에 대표적 친문(親文)인 강기정 전 의원과 윤도한 전 MBC논설위원을 각각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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