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개분식(충남 서산시 해미면 읍내리 해미읍성 앞)

어린 시절 하굣길마다 발목을 잡으며 유혹하던 떡볶이.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지금도 떡볶이는 추억 속 간식이 아닌 퇴근길 발목을 잡는 현재진행형 간식이다.
떡볶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간식으로 입맛을 돋우는 새빨간 자태와 매운 맛,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등 사람들을 유혹하는 매력이 참 많다.

얄개분식 모둠떡볶이
얄개분식 모둠떡볶이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읍내리 해미읍성 앞 골목에 자리한 ‘얄개분식’은 SBS 생활의 달인에서 ‘떡볶이 달인’으로 선정된 송광예(71)할머니가 38년 째 한 자리에서 한번 맛보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중독되는 떡볶이로 유명한 집이다.

특히 tvN 프로그램 '응답하라 1988'(응팔)에 서울 쌍문동의 유명한 브라질 떡볶이를 이곳에서 재현해 촬영하면서 서산의 핫 플레이스로 뜨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오래된 허름한 건물에 탁자 5개가 전부인 얄개분식은 옛 추억을 불러오며 정감이 간다. 간판이랑 외관은 60-70년 대 빈티지 분위기에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다. 벽면에는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의 사인이 붙어있다. 예전에는 분식집답게 김밥, 라면, 쫄면, 칼국수, 도시락, 튀김 등 분식집에서 나올 수 있는 메뉴는 모두 판매를 했지만 지금은 전국에서 몰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손이 딸려 모둠떡볶이 하나만 판매한다.

모둠떡볶이(2인 1만원)는 가래떡을 비롯해 어묵, 만두, 라면, 계란, 당면 등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어 푸짐하다. 떡볶이 위에는 엄청난 양의 깨가 뿌려져 나온다, 특히 떡볶이 바닥에 비장의 무기인 아삭한 콩나물을 깔아 떡볶이와 함께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색다르다.

얄개분식 모둠떡볶이
얄개분식 모둠떡볶이
떡볶이 국물에 공기 밥과 김가루를 넣고 비빈 비빔밥 별미
떡볶이 국물에 공기 밥과 김가루를 넣고 비빈 비빔밥 별미

떡볶이의 하이라이트는 남은 국물에 공기 밥과 김 가루를 투하해 비벼 먹는 비빔밥. 여기에 계란노른자를 으깨 함께 비비면 색다른 맛을 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포장은 집에서 직접 볶아서 해 먹을 수 있게 재료를 하나씩 포장해 준다.

음식을 미리 만들지 않고 주문과 동시에 조리에 들어간다. 떡볶이의 비법은 설탕과 물엿을 사용하지 않고 늙은 호박으로 단맛을 낸 고추장에 엿기름과 밀가루를 넣고 발효시킨 양념장에 있다. 여기에 매운 맛을 잡기 위해 황태머리와 각종채소로 만든 육수로 춘장을 만들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런 떡볶이는 매콤달콤하고 감칠맛이 있어 한번 맛보면 헤어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떡볶이 맛이 거기서 거길 거라는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

38년 째 떡볶이 하나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얄개분식 송광예 할머니
38년 째 떡볶이 하나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얄개분식 송광예 할머니

송광예 할머니는 대전 장동이 고향으로 장동미군부대에 카투사로 근무하던 남편을 만나 걸혼 후 서산에 정착해 71년 얄개분식을 오픈했다.

경기가 좋았을 때는 학생손님이 많아 2층까지 손님을 받았다고 한다. 요즘은 응답하라1988과 떡볶이의 달인으로 방송출연 이후 주말과 휴일에는 줄 서서 기다려야 되지만 주중에는 그래도 여유가 좀 있는 편이다.

주말에는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아들 박진희 씨가 스케줄이 없을 때 내려와 어머니를 돕고 있다.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출연섭외가 많이 오지만 바빠서 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미안하다고 한다. 서산시 해미면 읍성마을 4길 24에 위치해있다

실내 벽면
실내 벽면
서산 해미읍성 앞 골목에 있는 얄개분식 전경. 간판, 외관은 60-70년대 정감어린 분위기로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
서산 해미읍성 앞 골목에 있는 얄개분식 전경. 간판, 외관은 60-70년대 정감어린 분위기로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

새콤달콤 맛깔스런 빨간 양념 잔뜩 묻힌 떡볶이! 학창시절에 누구나 한번쯤 분식집 벽에 낙서하면서 떡볶이를 먹었던 추억과 향수를 갖고 있을 것이다. 
서산 해미읍성에 왔다면 얄개분식의 색다른 떡볶이 맛에 빠져보자. 추억을 먹으면 근심도 잊혀 진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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