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출마설 '솔솔'..마지막 '기회의 땅' 되나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내년 총선 천안갑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내년 총선 천안갑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길환영 천안갑 당협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돌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길 전 위원장은 “가족의 반대”를 당협위원장 사퇴 이유로 설명했다.

하지만 중앙당 재신임이 이루어진 지 불과 보름여 만에 차기 공천에서 유리한 당협위원장을 내놓은 배경을 놓고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이완구 전 총리 복귀설이다. 이 전 총리가 내년 4월 총선에서 천안갑 출마를 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길환영 “가족 반대” 이유 당협위원장 자진사퇴
이완구 전 총리 ‘대체재’ 거론..현실정치 복귀 판 차려져

이런 의구심에 길 전 위원장은 한숨 섞인 하소연으로 일축했다. “누가 또 말을 만들어낸 모양이다. 그럴 것 같으면 내가 왜 싸워보지도 않고 그만 두겠나. 아내가 선거 출마를 극구 반대한다. 나도 정말 어쩔 수 없었다.”

길 전 위원장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천안갑은 이제 이 전 총리가 현실 정치에 복귀할 판이 차려진 것만은 분명하다.

천안갑은 충남의 정치 1번지로 불릴 만큼 충청권에서는 상징적인 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천안 3개 선거구에서 한국당 깃발을 꽂은 유일한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찬우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하면서 분위기는 민주당에 넘어갔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선거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길환영 후보가 민주당 이규희 후보에 패하며 충남 수부도시인 천안은 민주당이 독식했다.

‘충남 정치 1번지’ 대권 행보 교두보 삼을까

때문에 한국당은 내년 총선에서 천안갑 탈환으로 지역의 정치적 상징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현재로서는 길 전 위원장을 대체할만한 뚜렷한 인물도 보이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전 총리의 천안갑 등판론에 명분이 실리는 정치적 환경이 만들어진 셈.

이 전 총리는 최근 <월간중앙>과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달 27일로 잠정 결정된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그가 정치권에 복귀한다면, 그 시점은 내년 총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3선 국회의원에 원내대표, 광역단체장, 국무총리를 거치며 쌓은 이름값을 감안하면 전략공천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누가 쥐느냐가 이 전 총리 출마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대법원 무죄 판결로 ‘성완종 리스트’ 멍에를 벗었다. 이후 명예회복을 위해 지난해 6월 천안갑 재선거 출마가 거론됐다. 하지만 당시 홍준표 대표가 길환영 위원장을 전략공천하며 출마가 막혔다.

차기 당대표 복심 ‘핵심 변수’, 대권 경쟁자 견제 ‘부담’
“차기 총선 출마보다 총선 이후 상황 지켜볼 가능성”

이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23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천안갑 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모든 것을 덮고 6.13지방선거라는 큰 정치적 행사를 우리는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다소 납득하지 못한 일이 있더라도 저는 (가슴에)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저를 포함해서 충청대망론에 가 있는 분들 많이 있다. 그 분들을 돕던지, 제가 직접 나서든지 불씨를 꺼뜨리지 않겠다”며 대권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따라서 차기 한국당 당대표가 그의 총선 출마를 쉽게 허락할지는 미지수다. 차기 잠재적 대권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의 한 측근은 3일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 전 총리의 정치적 중량감으로 볼 때 총선 출마보다 총선 이후 정치 상황을 본 뒤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굳이 출마한다면 천안갑보다 과거 지역구였던 홍성‧예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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