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A씨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 집유 5년...대법원에 상고

대덕대를 운영 중인 창성학원 전 이사장이 대덕대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선고됐다.
대덕대를 운영 중인 창성학원 전 이사장이 대덕대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선고됐다.

대덕대학교 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창성학원 전 이사장과 이 대학 전 총장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창성학원은 대덕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된 창성학원 전 이사장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씨 조카이자 대덕대 전 총장 B씨에 대해서도 B씨와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6월에 집유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미국시민권자인 A씨는 지난 1984년 3월 19일부터 2012년 4월 27일까지 학교법인 창성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법인 업무 전반을 관장하고 대덕대 업무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인물이다.

A씨 등은 지난 2009년 4월부터 2011년 7월 사이 대덕대 교수들이 대덕대를 상대로 제기한 교원재임용 관련 소청 및 소송으로 인해 비용과 손해배상금이 발생하자 비용이 법인 회계에서 지출돼야 함에도 대덕대 교비 회계에서 사용하기로 마음 먹는다.

A씨는 소송비용과 변호사 수임료, 손해배상금 등을 법인회계가 아닌 교비회계에서 충당키로 하고 B씨에게 지출할 것을 지시한다. B씨는 A씨의 지시에 따라 1억 7200만여원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해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 2006년 9월부터 2011년 9월 21일까지 비상근 이사장이었음에도 업무수당 명목으로 2억여원에 달하는 보수를 지급받은 데 이어 교직원용 숙소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며 아파트 관리비 등 370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같은 혐의에 대해 A씨는 1심과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대덕대 교수 임용과 관련해 교원재임용 절차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재임용을 거부한 것은 대덕대여서 법인은 법률상 소송주체가 됐을 뿐 실질적인 소송은 대덕대가 수행했으므로 소송 비용 및 손해배상금 등은 대덕대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업무상 횡령의 고의나 불법 영득의사가 없었고 소송비용 등이 교비회계에서 지출된 것인지 알지 못했으며 위법성의 인식도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비상근 이사장으로서 업무수당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에 대해서도 비상근 임원이지만 상근 임원처럼 상시적으로 업무를 처리했고 최소한의 실비 정도만 지급받은 것에 불과해 불법 영득의사가 없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A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창성학원의 이사장으로서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용도에 사용되어야 할 교비를 학교법인을 위한 소송비용 및 손해배상금으로 전용해 1억원이 넘는 돈을 횡령했다"며 "비상근이사로 근무하면서 상근이사만 받을 수 있는 보수를 수년간 지급받는 한편, 횡령으로 인한 피해금액이 1억 7000만원이 넘고 배임으로 인한 피해금액도 3억 7000만원이 넘는 거액인 점,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약 7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범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도 "피고인들이 관여해 지출한 교수들의 소송 비용 등은 학교교육에 직접 필요한 경비로서 교비회계에서 지출될 수 있는 경비라고 볼 수 없다"며 "학교 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행위는 그 자체로서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법인 자문위원에게 자문수당 등의 명목으로 29회에 걸쳐 7250만원을 지급한 것과 자신이 미국에서 입국할 당시 사용한 항공비와 여비 1억 3400여만원 등을 학교 자금으로 사용케 한 혐의 등은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항소심 판결에 대해 불복해 대전고법에 상고장을 제출함에 따라 이번 사건은 대법원의 마지막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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