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권주자→재판 회부로 최대 위기..재기 가능성 ‘관심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한때 충청대망론을 실현할 유망주로 꼽혔던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와 이완구(68) 전 국무총리. 진보와 보수진영 유력 대권주자에서 두 사람은 한순간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에 넘겨지며 정치적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종 무죄 판결로 정치적 해금(解禁)이 이루어진 이 전 총리는 정치활동 재개 여부, 항소심이 진행 중인 안 전 지사는 최종 판결 여부가 연말‧연시 충청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충청대망론’ 주연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성폭행 혐의 안희정 항소심 결과 정치생명 ‘기로’
정치적 해금 이완구, 정치상황 관망하며 ‘활동재개’ 타진

먼저 안희정 전 지사는 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지난 8월 1심 선고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최근 항소심이 시작되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전 지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정치권 복귀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안 전 지사가 지난 8월 1심 무죄 선고 이후 “죄송하고, 부끄럽다. 많은 실망을 드렸다”면서도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한 부분이 정치적 재기에 여지를 남긴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1일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해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하더라도, 성폭력 범죄가 성립하느냐는 별개 문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차례 추가 공판을 진행한 뒤 2월 1일 선고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완구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4월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 당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5년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2년 6개월여 법정공방을 이어간 끝에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전 총리는 무죄 판결로 정치적 족쇄는 풀렸지만, 본인과 지역사회가 받은 타격은 상당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따라서 지난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불출마했다. 대신 지방선거와 재보선 후보자 지원 유세를 나서면서 후일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총리는 최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당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 전당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일조할 생각뿐”이라며 전당대회 출마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차기 당대표는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권을 쥐지 못한 쪽에서 정치적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를 얼마나, 어떻게 잘 다루느냐에 리더십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취임하더라도 계파 갈등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 전당대회가 화합과 통합의 무대가 돼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만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산적한 과제들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安, 무죄 나와도 도덕성 치명상..재기 어려울 것”
“李, 한국당 정치 상황 변수..고령 이미지 극복 관건”

정치권 일부에서는 두 사람의 향후 정치 행보에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안 전 지사의 경우 최종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는 점에서 재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반면 이 전 총리는 자유한국당이 내년 2월 당대표 선거 이후에도 계파 대립이 이어지고, 보수 재건에 실패할 경우 구원투수로 등판해 차기 대권을 넘볼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4월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재보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저를 포함해 충청대망론에 가 있는 분들 많이 있다. 그 분들 돕던지 제가 직접 나서든지 불씨를 꺼뜨리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우리 나이로 70세라는 고령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안 전 지사와 이 전 총리 모두 충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대권 문턱까지 다가간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정치적 최 정점에서 순식간에 추락했다는 점도 닮았지만, 사태의 발단과 배경은 사뭇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안 전 지사는 재판에서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고, 두문불출하며 전체적인 정치 상황을 관망 중인 이 전 총리는 어느 시기에 대문을 박차고 등장할지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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