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매체, 베트남 언론 인용 보도...대전시티즌 "오보"
베트남 일부 매체들이 대전시티즌을 포함한 K리그 5개 구단이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원한다는 보도와 관련, 대전시티즌이 "오보"라고 밝혔다.
축구전문지인 <베스트 일레븐>은 25일 베트남 언론을 인용해 "한국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에서 다섯팀이 박 감독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5개 팀을 공개했다. 5개 팀은 대전시티즌을 비롯해 제주유나이티드와 인천유나이티드, 부산아이파크, 광주FC 등이다.
베트남 언론들은 한달에 10만 달러 수준의 급여 조건을 제시했다고 보도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했다. 10만 달러는 한화로 1억원이 넘는 금액이어서 연봉으로 따지만 10억대 중반에 달하는 거금이며, 현재 박 감독이 베트남에서 받고 있는 연봉과 비교할 때 5배 가량 정도나 된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대전시티즌은 화들짝 놀라는 눈치다. 지난 해 부임한 고종수 감독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감독 교체는 전혀 예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1부 리그 승격은 좌절됐지만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면서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감독 교체는 검토되지 않고 있는 시나리오라는 얘기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저희 구단에서 박 감독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는 오보"라며 "고 감독의 계약기간이 남아있고 감독 교체는 생각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보도가 나왔을까.
아무래도 김호 대전시티즌 대표와 박 감독이 오랜 사제지간으로 돈독한 관계라는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와 박 감독는 지난 1994년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김 대표가 박 감독을 트레이너로 코칭 스태프에 선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저 그런 선수로 은퇴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던 박 감독이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 준 은인이 김 대표인 셈이다.
이후 김 대표와 박 감독은 수원삼성에서도 오랜기간 함께 선수들을 이끌었다. 이같은 내용은 박 감독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대표를 '스승'이라고 표현하면서 더욱 알려졌다. 김 대표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전을 앞둔 최근 박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잘해서 우승해라"며 응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김 대표와 박 감독이 사제지간으로 돈독한 관계라는 것 때문에 잘못된 보도가 나온 것 같다"며 거듭 박 감독 영입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대전시티즌이 박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베트남 현지 언론의 보도는 오보에 가깝다. 만약 사실이라해도 박 감독이 대전시티즌 감독으로 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