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봉명동 진월당. 중리동 더드림. 계룡시 팥거리 콩쥐팥쥐

동짓날 가족과 함께 팥죽을 먹으며 가정의 행복 빌어 봐

22일은 동지(冬至)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인 동지에는 팥죽 먹는 날로 유명하다.

팥죽은 예로부터 조상들이 즐겨 먹던 우리의 전통음식이다. 동지를 태양이 부활하는 작은설(亞歲)로 여길 만큼 선조들은 붉은색은 귀신이 꺼리는 색이라 하여 악한 기운을 이기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팥죽을 먹곤 했다.

또 붉은 색을 띤 팥을 태양, 불, 피 같은 생명의 상징으로 생각한 선조들은 해가 짧아 음의 기운이 가장 강한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음으로써 음기를 몰아냈다. 이처럼 팥죽을 통해 우리 조상들은 액을 물리치고 복을 구함으로써 가족의 건강과 집안의 안녕을 기원했다. 따라서 팥죽은 그냥 음식이 아니라 염원과 소망이 담긴 음식이다. 이번 동짓날엔 가족과 함께 팥죽을 먹으며 가정의 행복을 빌어보자.

팥에는 각종 비타민과 칼륨,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피로회복에도 좋다. 특히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 부족할 수 있는 비타민 B1과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칼륨은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효능이 있으므로 혈압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연말에 술로 인해서 약해진 장을 가진 분들이 먹기에도 충분히 부드러워 좋다.

최근 여성들의 다이어트식과 소식, 숙취해소 등 다변화된 수요에 걸맞게 다양한 죽 메뉴가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쏟아내는 죽과는 달리 100% 국산 팥을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어머니 손맛으로 끓여내는 팥죽으로 화제가 되는 대전, 계룡의 전통팥죽집 3곳을 추천한다.

좌측부터 진월당 남편 신원식 씨와 진희임 대표
좌측부터 진월당 남편 신원식 씨와 진희임 대표
진월당 명품팥죽
진월당 명품팥죽
진월당 명품호박죽
진월당 명품호박죽

1, 진월당(대전 봉명동)
100%국산 팥으로 만든 명품팥죽 인기. 전라도식 석박지. 배추겉절이 별미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도안 6단지센트럴시티 610동 앞에 위치한 대전 명품팥죽의 핫 플레이스.

전남 함평이 고향인 진희임 대표가 뛰어난 요리솜씨로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쏟아내는 죽과는 달리 100% 국산재료를 사용해 전라도식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팥죽전문점이다.

명품동지팥죽의 원료인 팥은 광주 등 전라도에서 생산된 팥을 사용한다. 팥을 30분 삶아 껍질째 맷돌기계에 갈아서 팥죽을 끓인다. 팥죽에는 밥알 대신에 새알심이 들어간다.

새알심은 순수하게 찹쌀을 불려서 가루를 만들어 손을 치대 동그랗게 만든다. 특히 일부 업소에서 팥을 빨리 풀어지고 걸쭉한 맛을 위해 소다와 감자전분을 넣기도 하지만 이곳은 팥 이외에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는다. 특히 팥죽에는 새알심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어 씹는 맛을 더한다. 또 달지 않고 텁텁한 맛이 없어 인기가 높다

팥죽의 깊고 진한 국물 맛은 아픈 속을 달래고 편안하게 해준다. 팥죽 한 그릇에 피곤함으로 움츠려 있던 몸이 사르르 녹는 듯하다. 모든 재료는 100%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다. 보통 팥죽은 팥물을 가마솥에 한꺼번에 끓여내는데 이곳은 주문을 하면 프라이팬에 그때그때 저어가며 졸여 손님상에 낸다.

진월당 석박지와 곁절이
진월당 석박지와 곁절이
진월당 전경
진월당 전경

팥죽과 함께 나오는 배추겉절이와 석박지는 최고의 별미. 소금은 신안 천일염을 사용하고 추자도 멸치젓과 새우젓을 양념과 함께 갈아 김치를 담가 맛도 있지만 정갈하고 깔끔하다. 호박죽도 인기. 전남 해남에서 올라온 늙은 호박을 껍질 벗겨 15분 정도 삶아 맷돌기계로 갈아 죽을 만드는데 구수하고 진한 맛이 보약 먹는 기분이다. 특이한건 호박죽에도 새알심이 들어간다.  입구에는 늙은 호박과 국산 팥이 쌓여 있어 손님들이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끓여주던 예전방식 그대로 정직하게 100% 국산 팥을 사용해 전통팥죽을 끓여냈어요. 지금은 식사 시간에는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집이 되었지만 항상 단골손님들에게 감사하고 변치 않는 한결같은 집으로 남고 싶습니다.”

이런 진 대표의 정직함이 있기에 식사 시간이 되면 팥죽 먹으러 온 손님과 포장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여기에는 공기업을 정년퇴직을 한 남편 신원식 씨가 적극 돕고 있다. 한마디로 명품팥죽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곳이다. 연중무휴, 오후3시30분-5시 브레이크타임, 대전시 유성구 봉명서로 27-4, 명품동지팥죽, 명품호박죽1만원

계룡시 팥거리 콩쥐팥쥐의 새알팥죽
계룡시 팥거리 콩쥐팥쥐의 새알팥죽
계룡시 팥거리 콩쥐팥쥐의 새알팥죽과 팥칼국수
계룡시 팥거리 콩쥐팥쥐의 팥죽과 팥칼국수

2.팥거리 콩쥐팥쥐(충남 계룡시)
룡시 팥거리 전통 이어가는 국산 전통팥죽의 명소
 

충남 계룡시 두마면 두계리 계룡역 옆에 위치한 ‘팥거리 콩쥐팥쥐’는 조선시대부터 불러진 계룡시 팥거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국산 전통팥죽의 명소.

팥죽의 원료인 팥은 계룡 지역애서 생산된 것을 사용해 옛날 전통방법으로 만드는 전통팥죽전문점이다. 지난해 6월 KBS 한국인의 밥상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특히 이집은 충청남도 지정 착한식당으로 6차산업화센터의 로컬푸드 지정식당이다. 또 충청남도에서 인정하는 로컬푸드 미더유 인증업체다.

이집은 2009년부터 김승태, 오세화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오래된 허름한 집이지만 정갈한 테이블과 깔끔한 분위기는 시골사랑방에 온 것 같이 푸근하다. 전통방식을 고수한 팥죽 맛으로 식사 시간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은 집이다.

“우리업소에서 사용하는 팥, 콩, 무, 배추, 고추는 모두 계룡지역의 농산물입니다.“ 김승태 대표가 쓴 붓글씨가 논에 확 들어온다. 뿐만 아니라 멋진 글씨체로 쓴 메뉴판과 좋은 글귀도 붙어있다. 이웃집 친근한 아저씨처럼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손님들을 대해 편안하다.

계룡시 팥거리 콩쥐팥쥐의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한 김승태 대표
계룡시 팥거리 콩쥐팥쥐의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한 김승태 대표
계룡시 팥거리 콩쥐팥쥐 전경
계룡시 팥거리 콩쥐팥쥐 전경

팥죽은 새알심이 들어가는 새알팥죽과 찹쌀로 쑨 팥죽이 있다. 팥을 30분 삶아 첫물을 버리고 다시 30분을 푹 삶아 껍질째 맷돌에 갈아 팥죽을 끓인다. 새알심은 찹쌀을 불려서 만든다. 여기에는 인공조미료 등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고 순수 팥물만 사용한다. 팥죽은 부드러우면서도 쫀득쫀득한 새알심의 식감 역시 좋다. 취향에 따라 설탕과 소금을 넣어 먹으면 된다,

보통 팥죽하면 팥을 달달하게 끓여낸 단팥죽을 연상하는데 이는 우리의 식문화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팥죽은 달지 않게 소금 간을 해 배추김치, 물김치를 곁들어 식사대용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팥을 달게 먹는 문화는 일본의 팥죽문화로 구한 말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인이 유행시켰다.

팥죽에는 배추겉절이와 동치미가 밑반찬으로 나온다. 배추겉절이는 풋풋한 양념의 맛이 팥죽의 고소한 맛을 잘 느끼게 해준다. 동치미도 예전 시골의 고향의 맛이다. 팥칼국수는 팥물에 손칼국수가 들어간다. 팥의 구수한 맛과 국수의 담백한 맛이 함께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모든 음식은 재료가 좋아야 좋은 맛이 나옵니다. 이런 평범한 진리를 몸에 새기고 우리식구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팥죽을 만듭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팥거리 콩쥐팥쥐의 뜨끈한 팥죽 한 그릇은 생각만으로도 속이 따뜻해진다. 오전 9시30분-오후7시30분, 일요일 휴무,  충남 계룡시 두마면 팥거리2길 4-3. 팥죽 7000원, 새알팥죽 9000원, 팥칼국수 7000원

대전 중리동 하나로 병원 뒤에 있는 더드림의 팥죽
대전 중리동 하나로 병원 뒤에 있는 더드림의 팥죽
더드림의 호박죽
더드림의 호박죽

3.더드림(대전 중리동)
중리동 하나로 병원 뒤 위치, 국산 팥을 사용한 전라도식 팥죽으로 인정받는 곳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하나로 병원 뒤에 있는 ‘더드림’은 전북 부안이 고향인 김란 대표가 국내산 팥과 식재료만을 고집해 감칠맛과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전라도식 팥죽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

중리동 골목에 위치해 눈에 잘 띠질 않지만 먹어본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식사시간에는 북새통을 이루는 집이다. 항상 웃는 모습으로 손님을 대하고 정직하게 식재료를 사용해 주민들의 신뢰가 깊은 곳이다. 특히 주방과 홀 등은 청결해서 위생적이다.

새알팥죽은 충남 예산의 국산 팥을 1차로 삶아 첫물은 버리고 다시 압력솥에 삶아 기계맷돌로 갈아 앙금을 만든 다음 주문과 즉시 조리에 들어간다. 팥 이외에 어떠한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는다. 특히 팥죽은 양도 많지만 찹쌀로 만든 새알심이 들어가 씹히는 식감이 좋다. 팥죽은 부드럽고 담백하지만 달지 않아 인기가 높다. 가격도 8000원으로 착하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1000원이 인상된다.

호박죽은 충남 논산에서 올라온 늙은 호박과 단 호박을 섞어 3시간 동안 푹 고와 식혀서 손님상에 낸다. 여기에도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고 순수하게 호박만 들어간다. 늙은 호박은 겨울철 종합비타민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풍부하게 들어 있는 수분과 칼륨은 이뇨작용과 해독작용에 뛰어나 산모에게 좋다. 팥칼국수는 면을 사다 쓰지 않고 직접 반죽해서 숙성시킨 후 면을 뽑아 사용한다.

더드림 김란 대표. 전라도 부안식의 팥죽으로 유명
더드림 김란 대표. 전라도 부안식의 팥죽으로 유명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하나로 병원 뒤에 있는 더드림 전경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하나로 병원 뒤에 있는 더드림 전경

밑반찬으로는 배추겉절이와 무장아찌가 일품. 특히 배추겉절이는 썰지 않고 항아리에 통째로 담아내는데 별미다. 부안 젓갈 3가지를 넣고 담는데 옛날 어머니 손맛이 그대로 묻어난다. 겉절이 때문에 찾아오는 손님도 있고 또 이걸 맛보며 엄마생각 난다고 우는 손님도 있었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김란 대표가 외식업에 뛰어든 사연도 독특하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다니던 송촌새연중앙교회에서 어머니 급식봉사를 담당하면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는데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이를 1년 이상을 지켜본 이우봉 목사의 권유로 지난 7월 친정어머니와 함께 ‘더드림’을 오픈했다.

“예전 부안에서 친정어머니가 해주던 팥죽을 전수받아 문을 열었는데 처음 하는 장사라 경험이 없어 2달은 정말 고전했습니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면서 제대로 된 팥죽을 먹어봤다는 손님들의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외지에서도 찾을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일요일 휴무, 대전시 대덕구 계족로 564번길 15, 새알팥죽 8000원, 팥칼국수 7000원, 호박죽 8000원, 보리밥 5000원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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