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미소가 있는 시와 그림]

맛과 그림 1-된장국

멀리 있는 천국보다

너처럼 가까이 있는 사랑을 풀지 않아야 한다.

말이 필요 없는

어머니나 고향처럼...

“시원하게 살아라”

맛과 그림 2-칡

잎; 빨간 눈, 항상 잡혀 먹히는 토기의 레시피, 생 또는 마른 잎 어느 쪽을 드릴까요?

줄기; 쉬는 날 수염처럼 잘도 뻗어가는 넌 삶아져 갈포 상인들에게 아카시아 잎과 함께 팔렸다, 그 돈은 외지나간 자식들 용돈이라도 줄 요량, 네가 돈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갈등(葛藤)을 일으킨다는 말의 갈은 칡을 뜻하고.

뿌리; 자동차 석 대 누울만한 골짜기 밭에 네가 깔렸다, 너는 파였고 쓴맛을 남겨놓고 결국 그 자리엔 할머니가 가셨다, 할머니 가래침 뱉은 자리엔 너희들은 쓴맛을 더 봐야하지 않겠니! 라는 플래카드와 소화제가 쑥 올라왔다. 뿌리에서.

“끈기 있게 기다리며 살아라”

시와 머그컵-Praha.

프라하의 역사: 나찌, 공산에서

프라하의 봄: 자유를 향한 1968년 1월

프라하의 城: 특히 밤에 빛나는

프라하의 건축: 중세에 멈춘

프라하의 사람; 내가 원하는 보헤미안

프라하의 음악: 푸주간 아들 드보르작과 야나체크의 민속음악

프라하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프라하의 性: 매춘이 불법이 아닌

프라하의 맥주: Pilsen, Philsner, Bernard...매 끼니마다 식전주로

가벼운 듯, 오래 남는 곳.

원장실의 스켈레톤-사전-

어서 오세요

찾으라고 숨겨 놓았어요

진설도(陳設圖)에 따라 차례대로

열어보면 온갖 추억들이

짐을 내려놓으니 착해요

아 참! 양주동박사가 감수했네요.

소소한 느낌들-소정리 근처 장계리에서.

 

중년이 된 지금 11월이 긴장되는 이유는 건강 검진이라는 수험표를 받아보는 달이기 때문이다.

부르흐가 흐르면서 니 몸을 보수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그러자 나도 떤다.

커텐을 열고 입원실을 나와 대청댐가로 달려갔다.

먼저 강처럼 긴 한숨을 내밀고 고개를 숙였다.

정맥으로 들어 보낸 약 냄새가 미련처럼 조금씩 올라왔다.

늦가을을 느티나무 잎들이 알려주었다.

그 사이사이로 허리띠만한 햇살이 파고들었다.

가끔씩 위로하듯 새들이 지나갔다.

그만큼 아름다운 것들이 숨어버렸다.

이들을 지탱한 산과 바람이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러자 산도 속살을 보여 준다.

잔잔한 안식과 평화가 나에게 오는 동안 낙엽소리는 아프다.

까치발이 고맙다.


송선헌 원장.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 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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