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 노기순 청국장(충남 공주시 금성동 공산성 앞)

한식대첩4 충남대표 출전 수상, 농시지은 콩으로 만든 청국장 정식 일품

청국장은 찬바람이 불어야 제 맛이 난다. 어린 시절 엄마가 손수 끓여주신 뽀얀 국물에 두부, 파와 콩 알갱이가 그대로 살아 있는 청국장은 누구나 머릿속에 한 편의 영상처럼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최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천연보약으로 각광을 받는 청국장 열풍이 대단하다.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청국장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청국장

충남 공주시 금성동에 있는 원진 노기순 청국장(대표 노기순)은 국산 콩으로 담근 구수한 청국장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집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백제 공산성 앞에 있어 찾기도 쉽다. 공산성은 백제 문무왕 시절에 수도를 부여로 천도하기 전까지 수도였던웅진(공주)을 지키기 위해 지은 산성이다.

한옥 건물로 들어서면 한식대첩 시즌4의 수상 현수막과 함께 공주시에서 인정한 공주으뜸맛집, 충청남도 지역먹거리 미더유 선정업소 인증팻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원목으로 꾸민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준다.1층은 입식, 좌식 식탁이 있고 2층은 단체연회석이 갖춰져 있다.

메뉴는 청국장 정식을 비롯해 묵은지찜 정식과 소갈비, 돼지갈비 등이 있다. 특히 노기순 대표의 이름을 따서 만든 한정식도 괜찮다.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청국장 한상차림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청국장 한상차림

청국장 정식은 그냥 청국장찌개가 아니라 청국장과 함께 12첨 반상이 오른다. 가격은 1만1000원, 돌솥 밥이면 2천원이 추가된다. 청국장치고는 가격이 높아 보이지만 차려나오는 반찬을 보면 오히려 제대로 대접받는 느낌이 든다.

양념게장을 비롯해 수육, 꽁치구이, 콩나물무침, 파김치,배추김치,동치미,연근조림.더덕무침 등 청국장과 함께 12가지 정갈한 반찬은 식탐을 자극하며 건강한 한 끼를 든든하게 채워준다. 특히 양념게장은 인기가 많다. 하지만 가지 수가 많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차려진 밥상을 보면 반찬 하나하나가 손맛이 느껴지며 버릴게 하나도 없다.

이집 청국장은 보통 2-3일이면 먹는데 반해 국산 콩을 5일 정도 띄워 만드는 게 조금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냄새가 강하지 않고 구수한 맛이 강하다. 이렇게 만든 청국장은 소 잡 뼈와 북어, 새우 등이 들어간 해물육수를 섞은 육수에 두부, 호박 등을 넣고 끓여낸다. 그 흔한 멸치도 안 들어간다. 진하고 냄새가 역하지 않으면서도 구수하고 깊은 맛을 고스란히 간직해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게 만든다. 그래서 젊은 층이나 여성들이 좋아한다.

묵은지찜
묵은지찜

청국장 고향의 향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옛날 시골 맛

청국장은 콩 알갱이 하나하나가 부드럽게 살아 있어 입안에서 씹히는 맛이 식욕을 샘솟게 만든다. 고향의 향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옛날 시골 맛 그대로다.

묵은지찜 정식도 일품. 사골육수와 등뼈를 넣고 여기에 2-3년 된 묵은 통김치가 들어가 자극적이지 않고 매콤새콤한 맛을 자랑한다.

원진 노기순 청국장은 노기순 대표의 남편 배성호 씨가 40년 전 고향 추풍령에서 외식업을 시작해 서울 용두동 고려대 부근으로 옮기면서 출발한다. 이후 부인 노기순 대표를 만나 원진 숯불갈비로 이름을 떨친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식당은 외환위기와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청국장.

돌솥밥
돌솥밥
누룽지
누룽지

부여가 고향인 노 대표는 친정엄마의 타고난 손맛을 물려받아 어머니가 해준 맛을 기억해 전통방식대로 장을 담가 반찬을 만들어 청국장을 만들었다. 당시 입소문이 나면서 서울 맛집 50선에 선정되고 국내지상파 방송에 안 나오는 곳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탄다, 심지어 일본 아사히TV에서 취재를 해갈 정도였다.

탄력을 받은 노 대표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2008년 고향 부여 초촌면으로 귀촌을 한다. 부인의 뜻을 받아준 남편의 결단과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아들 배두호 씨가 본격 합류하면서 가능했다. 배두호 씨는 10년 째 가업을 잇기 위해 열심히 수업 중이다.

원진 노기순 청국장 외부전경
원진 노기순 청국장 외부전경

서울국제푸드그랑프리대회에 출전 3연속 대상. 아들 배두호 가업 잇기 위해 수업

부여에서는 밭에는 각종 채소를 심고 장독대에는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류를 담고 각종과일과 약초로 효소를 담가 천연조미료로 사용했다. 여기서도 밀려드는 손님들로 대박이 난다. 그리고 두레벗노기순청국장 식품회사도 설립해 온라인 등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면서 공주로 진출하게 된다.

좌측부터 남편 배성호 씨와 ,노기순 대표,아들 배두로 씨
좌측부터 남편 배성호 씨와 ,노기순 대표,아들 배두로 씨

2016년에는 한식대첩4 충남대표로 출전해 준결승에서 아쉽게 탈락해 3위 수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또 서울국제 푸드 그랑프리대회에 출전해 3연속 대상을 받았다. 그래서 식사시간에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노기순 대표는 최근 김치제조사 2급에 합격해 전국의 김치강의도 나가면서 장류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1.3째 월요일 휴무, 공주시 벡미고을 6에 위치해 있다.

청국장은 한국음식 중 가장 강렬한 향기로 많은 이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을 떠올리면 구수한 푸근함에 따뜻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이제 공주 원진 노기순 청국장으로 가보자. 명불허전이 따로 없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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