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은 왜 '공천권자' 박범계를 고소했나
김소연은 왜 '공천권자' 박범계를 고소했나
  • 지상현 기자
  • 승인 2018.11.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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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 요구 사실 알고 있다는 박 의원 입장 발표에 법적 대응 결심
'출마 권유 및 정계 입문시킨 당사자' 임에도 고소
검찰, 공안부 배당해 12월 13일까지 수사 마무리 계획

김소연 대전시의원이 자신을 정계에 입문시킨 박범계 국회의원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검찰 수사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소연 대전시의원이 자신을 정계에 입문시킨 박범계 국회의원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검찰 수사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방선거 당시 불법선거자금 요구사건을 폭로한 김소연 대전시의원(서구6,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항간에 떠돌던 조치를 취했다. 자신이 정계에 입문할 수 있도록 도운 같은 당 국회의원인 박범계 의원을 향해 비수를 꽂는 것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9월 이번 사건을 폭로할 당시만 해도 박 의원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저 이미 구속된 전문학 전 대전시의원과 박 의원 전 비서관인 변재형씨가 자신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사실만 폭로했고 그 과정에서 박 의원과 관련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 수사를 통해 전 전 의원과 변씨가 구속된 데 이어 지방선거 당시 자신과 선거사무실을 함께 사용했던 방차석 서구의원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달라졌다. 이달 초 기자와 만난 김 의원은 박 의원에게 변씨 등이 금품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알렸음에도 막아주지 않았다는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후 김 의원은 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끝나자마자 박 의원을 향한 폭로를 감행했다. 불법 선거자금 요구 폭로가 1차였다면 박 의원에게 알렸다는 폭로는 2차 폭로였다.

김 의원은 당시 폭로를 통해 박 의원에게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서 만나 얘기를 했는지 등을 상세히 밝혔다. 전 전 의원과 변씨가 구속 기소됐고 방 서구의원 등도 기소된 상황이라 누구라도 그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가 폭로하자 그동안 관망하던 박 의원이 입장을 냈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으로부터 지난 4월 11일 변씨가 돈을 요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액수 등 구체적인 사정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김 의원에게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선거를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후보자는 물론이고, 부모님, 남편,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역시 마찬가지"라는 말도 함께 건넸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변씨에 대해서는 "한 때 제 비서관이긴 하였으나, 제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정 사정을 이유로 2016년 6월에 사직했다"며 "그 뒤로 단 한 번의 통화나 문자, 일면식조차 없었고 공개적인 정당 활동도 한 바 없다. 따라서 제가 변씨에게 어떠한 조치를 취할 상황이나 그러한 위치에 있지 못했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이 외에도 지방선거 전후 김 의원과 만남, 그리고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폭로와 관련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소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박 의원의 입장 발표는 김 의원에게 형사적인 처벌을 결심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방선거에 출마하도록 권유한 사람이 박 의원이고, 시당위원장을 하면서 사실상 대전지역 공천권을 행사하며 자신에게 공천을 준 사람도 박 의원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고소에 대해서는 적잖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판사 출신 법률가이자 현직 국회의원인데다 여당인 민주당의 생활적폐청산위원장으로서 당헌당규 등은 물론, 현행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음에도 선거과정에서 범죄의 피해자 또는 공범 가능성이 있는 금품 요구를 인지했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은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검찰 고소를 마음 먹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이 김 의원 본인의 정치적인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섣불리 예상할 수 없지만 적어도 민주당내에서는 호의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박 의원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 스스로도 법률가인 변호사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이 불법금품요구를 방조한 부분에만 그치지 않았다. 심지어 전 전 시의원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지시하고 공모했을 가능성도 언급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공범 가능성도 고소장에 포함시켰다. 

김 의원은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시킨 뒤 기자들과 만나 "범죄 혐의가 명백해야 처벌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종전에는 처벌을 촉구하지 않았지만 박 의원이 스스로 (저한테 들은 사실을)인정했기에 관련 증거가 충분하다고 봤다"며 "검찰이 전 전 의원이나 변씨 등과 박 의원간 통화기록이든 소환조사 등을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또 "시당위원장인 박 의원이 당원인 변씨가 예비후보였던 저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것을 알고도 방조한 것은 작위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최소한 방조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서 고소했다"면서 "박 의원이 범죄 자체를 몰랐을 리 없다. 신의칙에 따라 작위의무가 명백히 인정되기 때문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공범이라는 취지라고 보고 공안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럴 경우 오는 12월 13일까지 처리해야 한다. 12월 13일이면 지난 6월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 대한 공소시효 6개월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미 전 전 의원과 변씨 구속 전 김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던 검찰은 앞으로 남은 2주 동안 김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소인인 김 의원은 물론, 피고소인인 박 의원의 소환 조사 가능성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확히 앞으로 2주 후 검찰이 어떤 수사 결과를 발표할 지 지역정가는 물론 중앙 정치권의 이목도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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